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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획-서북미 문인협회> 지금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김영국 수필가   기사입력  2024/03/25 [16:50]

▲ 김영국 수필가  © 울산광역매일

 새해가 올 때마다 풋내기 젊은 시절, 새해맞이를 위해 해돋이 여정으로 땅끝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에 가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어느덧 30여 년이나 훨씬 지난 시점이지만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것은 밤새 달리던 차 안에서 노트에 생각나는 많은 것들을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해돋이를 보려고 하는 것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 아침, 깜깜한 하늘을 뚫고 붉게 돋아나오는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원대한 꿈과 희망을 펼쳐보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 해가 시작되면 무엇인가 해야 될 일들에 관하여 많은 것들을 구상하고 계획한다. 그러나 막상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 쉬게 되는 일이 여러 번 또는 수없이 반복되곤 한다. 이쯤 되면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함께 머리 속에는 지난 간 해에 대한 온갖 복잡한 상념들이 떠올라 여러 날 동안 가슴을 무겁게 누르기도 한다.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새해에 많은 것을 계획하지만 대부분 삼일 안에 멈출 수밖에 없어서 작심삼일이라 하던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후회를 되풀이하게 되는 이유는 어찌할 수 없는 사람들의 연약함이 너무 크거나 혹은 너무 많은 욕심에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몇 년 전 테드(TED)강연을 통해 <그릿(GRIT)>, 즉 끈기에 대한 주제가 한 동안 인기를 끈 적도 있긴 했지만 통계에 의하면 자신이 세워놓은 계획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실행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땅끝이라는 마을에 갈 때마다 늘 농담처럼 던졌던 말 한마디는 ‘내가 서 있는 곳이 항상 땅끝이 되어야 한다’고 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땅끝에서 서 있다는 의미는 ‘지금 내가 여기에 있다’라는 의미와 같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오늘은 벌써 새해의 3월 중순이다. 갑진년 올해를 시작할 때 마음먹었던 일들을 되짚어본다. 올해 마지막 날의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과거에 대한 후회보다는 새로운 내일이 있음을 기대하고 싶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도 늦다 라는 오랜 격언을 떠올려 본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돌아다보면서 잃어버린 부분들을 채우려고 다시 새해를 기약하듯이 3월에 다시 시작하는 그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예전 젊은 시절에 가지고 있던 수많은 계획과 목표들을 향한 열정들을 생각해 본다. 이제는 그 젊은 날과 똑같은 마음의 열정을 품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생의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이젠 더욱더 절실함과 간절한 마음으로 내면에 들려오는 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지나간 시간들, 가슴이 미어지는 순간들을 애써서 잊으려 하지 않겠다. 이제는 가슴에 아려오는 아픔들을 힘써서 밀어내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 과정들을 통해서 배운 삶과 사람에 대한 더욱 깊은 사랑, 그리고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하며 그 자각 안에 푹 잠기어 살고 싶다.

 

 내 마음을 지독하리만큼 굳게 걸어두고 타인을 바라보지 않았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순간들은 나에게 고통으로 반사되어 나를 억누르는 결과로 다가왔었다. 그것은 매순간이 내가 존재해야 하는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은 나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이며, 소명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서있는 곳에서 내게 주어진 일, 그리고 내가 택한 일은 무엇이든지 소홀히 하지 않고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심지어 무엇을 느끼든지 그것마저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재작년 여름부터 다시 글이 쓰고 싶어졌었다. 그래서 수시로 문인협회 신인문학상에 도전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4개의 문인협회에 등단이 되었고 3개의 문인협회 회원이 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젊은 날, 수 없이 끄적였던 그러나 기억할 수 없는 수 많은 시상들이 어느 순간에 다시 살아나리라 기대해보지만, <오늘이라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이곳, 이국 땅에서 그때의 정서를 다시 살려낼 수 있을까 염려도 된다. 

 

 그러나 나는 나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따뜻함으로 영혼을 감싸고 치료해 주는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밝히려고 살아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길에 주저하지 않으며 나아가리라 새로운 3월에 다짐해 본다.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수필가, 서북미문인협회 회원

아메리칸 신학대학교 신학전공

페이스 인터내셔널대학교 교육학 전공

제18회 뿌리문학 신인상 수필부문 당선

미주한국문인협회, 재미수필가문인협회, 와싱턴기독문인협회(알곡문학)에서 등단

뿌리문학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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