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시행된 4ㆍ10 총선 울산 당선자들이 11일 울산시의회 기자회견장에서 정당별로 당선사례를 진행했다. 하지만 여야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4명이 당선됐음에도 국민의힘 쪽은 분위기가 침통했다. 반면 악전고투 끝에 동구에서 신승한 더불어민주당과 북구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한 진보당은 각각 1명의 당선자를 배출했음에도 안도ㆍ고무된 모습이 역력했다. 

동구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을 경우, 울산 민주당은 `6년 전으로 컴백`하는 형국이 된다. 이상헌 의원이 6년 전 북구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역사상 처음 당선됐다. 이번에 김태선 당선인이 동구에서 신승하지 못했으면 제1야당 후보가 울산에서 전멸하는 결과를 낳을 뻔했다. 

이런 분위기는 진보당 윤종오 당선인 쪽에서도 읽힌다. 진보당 출신 당선자는 그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민주당과의 선거연합 공조 체계를 통해 북구 야당 단일후보로 결정되지 않았으면 그는 국회 입성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표 결과 윤 당선인은 55% 이상 득표, 당선됐다. 이런 저변에는 기존 진보성향 이외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가 참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윤 당선인이 향후 북구 내 민주당 계열과 어떻게 조율ㆍ화합할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 울산 국민의힘은 동구에서 석패, 국회의석이 기존 5석에서 4석으로 줄었다. 이날 당선 인사에 나온 당선인들의 얼굴은 침통했다. 전국적인 민주당 바람에 비하면 그나마 울산에선 국힘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긴 하지만 어제까지 나란히 곁에 섰던 동료 의원 한 사람이 빠진 이날 사례 현장은 무거운 분위기 그대로였다. 김기현 전 당 대표는 "확인된 민심의 꾸지람 앞에 겸허히 머리 숙이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민의 질책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구 당선자를 낸 진보당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은 윤석열 정권에게 국정기조를 바꾸라고 명령했다"며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어 국정 기조를 전면 혁신할 것"을 요구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 특별법 거부, 대외정책 등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북구 윤종오 당선인은 "진보당이 윤석열 정권의 국정 기조를 변화시키는 길에 앞장서고 국회에서 야권의 단결과 연대를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해결해야 할 북구 지역 현안도 일부 거론했지만 對정부 투쟁 기조가 주를 이루는 셈이다. 정부 정책과 대립하면 지방정부 정책과도 엇박자를 낼 수밖에 없다. 

울산 동구에서 당선자를 낸 민주당은 인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을 심판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요구하는 염원을 담아 주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민생경제 회복울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앞서 진보당 당선자가 언급한 내용과 다른 부분은 `민생경제 회복`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은 공통 분모다. 

따라서 선거 직후 정당별 인사치레가 얼마나 평온하게 유지될지 의문이다. 당선사례 기자회견에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당 대표는 "21대에 민주당 의원이 있었지만 울산 지역 현안은 여야를 초월해 상호 협의해 마찰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후보가 2명이나 당선된 만큼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