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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회>새장 속의 새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6/11/20 [15:07]

 

 

 

여자는 노래주머니를 달고 있었다
목울대 안에는 노래란 노래는 다 들어있었다

 

나무와 나무사이를 날아다니면서 노래를 불렀다
여자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나무들은 어깨춤을 추고 바람은 화음을 넣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는 중심을 잃고 휘청했다
올무였다
살려달라고 몸부림을 쳤지만
숲은 돌아앉고 골짜기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때부터 새장의 문은 굳게 닫히고
한 끼의 식사와 몇 모금의 물이 들어왔다
주인은 노래를 부르라면서
철망을 툭툭 치거나 휘파람을 불었다


그때마다 여자의 노래주머니에서는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무릎을 치면서 웃는 인간들은
그게 피울움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주인이 주는 모이를 먹으면서 살아 온 새장 속의 새는 문을 열어주면 밖으로 나갔다가도 돌아온다고 한다. 그것은 이미 야성이 사라져 하늘을 나는 것이 두렵고 먹이를 사냥하는 것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새는 새장 안이 가장 안전하고 살아가기 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게도 자기만의 새장이 있다. 예를 들면 스스로의 열등감이나 죄의식, 조절하지 못하는 분노, 타인에게 주는 상처 또는 자신이 받은 상처와 용서하지 못하는 이기심,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이다. 새장 안과 밖의 경계는 철망이다. 인간 역시 안과 밖을 가로막는 마음의 철망을 허물어야 한다. 새장 속의 새는 주인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자유란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할 때 값진 것이다. 우리들의 삶이 새장 속의 새와 같다면 그것은 획일적이고 비 균형적이여서 곧 무너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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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1/20 [15:0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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