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172회>늙은 호박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1/15 [15:13]

 아랫목에 호박 하나 누워 있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논두렁 밭두렁에 절푸데기 주저앉아
콩을 심고 고구마 순을 따주던 호박
늙은 호박
서산마루에 해가 뉘엿뉘엿 지자
관절마다 바람이 들고 잔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자리를 깔고 말았다

 

한 때는 꽃이었다 아무도 봐 주지 않는 꽃
호박꽃도 꽃이라고
치마 밑에 불을 지르고 싶었다
온몸에 줄을 그으면 수박이 되는 줄 알았다
호박은 바람이 되어
세상을 한 바퀴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자리를 차지하고는
호박떡이 되거나
호박죽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 끼의 근사한 식사가 되는 것이
최선이고 최후라고 생각하고 있다
늙은 호박은

 

어머니! 늙은 호박이 있어 이 세상이 풍성 합니다

 

 


 

 

 

늙은 호박은 호박이 노랗게 익은 후에 수확한 것이다. 애호박이나 풋호박에 비해 성숙했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정식 이름은 청둥호박 또는 맷돌호박이라고 한다. 청둥호박은 잘 익어서 겉이 단단하고 속의 씨가 잘 여문 호박이라는 뜻이고, 맷돌호박은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납작하게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늙은 호박이라고 불리면 호박은 억울하다. 보통 못생긴 얼굴에 비유되는 말로 특히 나이 많은 여자를 폄훼해서 부르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젊은 호박보다 늙은 호박이 영양이 좋고 활용도도 높다. 늙은 호박은 쓸모가 많은 채소다. 저장성이 좋아 식량이 부족하던 과거에는 가을부터 이듬해까지 구황救荒 식품으로 이용했다. 요즘에도 호박죽, 호박전 또는 호박떡을 만들어 애용하기도 한다. 다이어트에 그만이라고 한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01/15 [15:13]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