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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회〉박 씨의 고향, 그 겨울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2/19 [14:20]

토끼털 귀마개 두 손으로 감싸고
검정 고무신 새끼줄로 동여맨 채
내를 건널 때
물 바위 어깨를 조심조심 밟아도
발 시리지 않은 고향


동구에 서면
해질 녘 시래깃국 내음 아련히
코끝을 간질이고
저녁밥 뜸 드는 소리가 귓가에 어려 온다


어머니의 앞치마가 먼저
마중 나오면
진눈깨비 밤새 내려도 
그 겨울 박 씨의 고향은 따뜻했다

 

  


  

 

인간은 생의 끝자락이 다가올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간절하다고 한다. 특히 대처에 나가 사는 사람 중에는 고향에 가지 못하기도 한다. 마음속으로 고향을 애절하게 그리워하면서도 귀향이 어려운 것은 남겨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반가워 해 줄 부모님들도 모두 세상을 떠났고, 친구들은 물론 가까이 지내던 친인척들도 흘러간 세월 만큼이나 멀어져 버려 선뜩 고향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찾아가 벌렁 누울 집이라도 있든지 아니면 둘러 볼 논밭이라도 있다면 고향을 찾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이다. 어쩌다 찾아간 고향집은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고 주변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어머니의 장독 위에는 먼지만 자욱했다. 울타리에는 호박이 제멋대로 넝쿨을 뻗고 해바라기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감나무는 뒤란에서 홍시 몇 개를 매달고 바람에 실가지를 흔들고 있다. TV에 고향 근처만 비쳐도 눈물이나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던 고향이었지만 막상 가서보니 생각과는 달랐다. 저마다 영원한 고향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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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2/19 [14:2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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