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뗄 데마다 퉁퉁 분 젖이 출렁거린다
열두 새끼 먹이던 젖이 열두 새끼 모두 떠나보내고 열두 번을 운다 새끼들은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지고 어미 개만 남았다
허기 진 배를 채워주는 일이 뜨거운 일이라는 것을 젖을 먹여보지 않은 동물들은 모른다
젖몸살 난 젖을 늘어뜨리고 한낮의 햇빛이 눈부시다고 어미 개가 긴 혀를 내민다
새끼들을 생각할 때마다 젖이 펑펑 쏟아져 나오던 바짝 말라붙은 어미 개의 젖을 본다
늙은 어머니의 젖 같은 어미 개의 젖은 생명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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