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배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무술년을 데리고 왔다 한생을 사는 동안 주인이 자기에게 베푼 정을 결코 잊지 않는다 개는
비록 네발로 걷고 달리지만 때로는 인간들 보다 났다 온순한 개든 사나운 개든 무서운 개든 수캐든 암캐든 마루 밑에서 밤을 지키고 마당 한구석 박힌 쇠말뚝에 생의 반경을 수없이 그리면서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 자신을 건사하는 주인을 철석같이 믿고 따른다
충성이 미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개는 반려견이라는 월계관을 쓰고 모든 짐승들의 부러움을 산다
돈과 지위와 명예로 경박해진 세상일지라도 보신탕집으로 끌려가는 그날까지 개답게 살겠다고 무술년 새해 아침에 황금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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