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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회> 철없던 날들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01/27 [17:17]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에만 가면 형이 되는 줄 알았다
막상 고등학생이 되었어도 나를 형이라고 불러주는 동생들은 없었다

 

교대를 졸업하면 금방 선생님이 되고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졸업하자마자 군대에 불려가서 삼년동안 젊음을 담금질 당했다


단단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나보다 더 단단했다

 

이윽고 가을은 왔고 나는 슬프게 멀쩡했다
그 철없던 날들이 아름다운 날들이었다는 것을 한 참 후에 알았다

 


 

 

▲ 정성수 시인    

계절의 변화를 아는 것이 철든 것이고, 봄여를가을겨울의 순환을 모르는 사람을 철부지(철-不知)라고 한다. 이 말은 씨를 뿌려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되는 자연의 법칙을 이해했을 때 철이 들었다는 뜻이다. 

 

사전에는 철든다는 말을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힘`으로 정의되어 있다. 원래 철부지는 `절부지(節不知)`였다. 철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철을 모르는 사람은 엄동설한에 씨를 뿌리려고 들판에 나가는 사람이다.

 

보통 우리가 철이 든다고 표현할 때 그 뜻은 집안의 재정을 알아차리고 부모에게 효도심이 생긴다거나, 자신의 목표와 꿈이 생겼을 때나 집안의 가장이 되어 자식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삶의 상관없이 널려 있는 인생의 조각들이 하나씩 합쳐져서 마침내 하나의 조화되고 받아들여질 때 이를 `철`이 든다고 한다. 주위에는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들을 가끔 본다. 중년 남자가 아가씨를 `언니`라고 부르고 결혼한 여자가 남편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철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철이 든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진 것이다.

 

우리말로 만萬은 `골`이고 억億은 `잘`이다. 만 살쯤 먹으면 철들어 `잘`할런지?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철이 들고 여자는 애기를 낳아야 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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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27 [17:1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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