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389회> 넝쿨장미의 붉은 이야기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8/08 [17:51]

장미꽃이 환하게 피었다 

저희들끼리 몸을 친친 감고서

뭐가 그리 좋은지 

담장 위에 올라앉아 시시덕거리고 있다

6‧7월 땡볕에

립스틱 짙은 입으로 껌을 쩍쩍 씹으며 

서로 잘났다고 어우러져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가 근질거려 

담장에 귀를 대고 엿들었다 

 

몰래들은 말들에서 향기가 나고 

혼자들은 말들이 환해서

고개를 끄덕끄덕 끄덕이었다

 

넝쿨 장미 속에는 겹겹의 기쁨과 

붉은 이야기들이 숨어서 

한여름을 달구고 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담장 안의 넝쿨장미가 담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빨간 입술에 S라인의 여인이 춤을 추는 듯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향기가 은은하다. 한 송이 꺾고 싶은 욕망으로 팔을 쭈욱∼ 뻗었다. 가시를 세워 자신을 지킨다는 것은 넝쿨장미의 절개다. 아름다운 사람일수록 지조와 절개가 있어야 한다. 황금만능인 요즘은 돈 앞에서는 지조도 절개도 무용지물이고 체면도 명예도 아무렇지 않게 팔아버리는 세상이다. 담에 기대어 자라는 식물이라는 장미薔薇꽃에 얽힌 일화로는 절세미인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하는 안토니우스를 만날 때에는 궁전 마룻바닥에 장미를 깔게 했다고 한다. 안토니우스는 나의 무덤은 장미꽃으로 덮어 달라고 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에는 중세 기독교의 심벌이 되어 성모 마리아를 순결의 장미 혹은 신비의 장미로 불렀다. 장미꽃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과 기쁨을 준 까닭에 신화나 전설도 다양하다. 꽃말도 아름다움, 사랑, 기쁨 ,미덕 등으로 소개되고 있다. 독일의 시인 릴케(Rainer M. RiLke, 1875~1926)는 장미꽃 가시에 찔려서 죽었다고 한다. 장미 가시에 찔린 상처에 독이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것은 음식을 먹다 죽은 것보다는 문학적인 인상을 준다. 시인답게 죽은 것이다. 넝쿨 장미는 줄장미 또는 넝쿨장미라고도 한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1/08/08 [17:51]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