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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회> 파도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8/22 [18:54]

파도는 백 년 동안 바위를 쳐댔지만

바위는 한 번도 깨진 일이 없고

 

파도는 천 년 동안 바위를 때렸지만

바위는 한 번도 아프다고 울지 않았다

 

혼자 깨지고

혼자 울면서

저만 모르고 있었다

파도는 

 

세상에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는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발자국이 어지러운 백사장에 다가온 파도가 모래판을 훑으면 흐트러졌던 백사장이 깨끗하고 판판하게 정돈된다. 순간 태초의 모습이다.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우리는 숙연해진다. 바닷가에서 이런 광경을 접하면 삶이 새롭고 생기가 넘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처를 안고 아파한다. 상처가 너무 쓰려 투사작용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고통이 되어 울부짖는다. 그러나 사람이 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시침을 떼고 아무렇지도 않는 것처럼 살아갈 뿐이다. 삶은 결국 상처를 치유하고 아픔을 꽃으로 피워냄으로써 세상을 밝히는 것이다.

 

 인생은 파도타기다. 파도는 우리가 잠자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밀려오고 밀려간다. 때로는 성난 파도였다가 어느새 잠잠해 지기도 한다. 인생의 파도를 피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고비 파도가 지나면 또 다른 파도가 밀려오듯 인생의 파도는 그치지 않는다. 파도는 올라가는 정점이 있는가 하면 내려가는 저점이 있다. 좋아 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절망한 일 또한 아니다. 모든 것은 돌고 돈다. 소신을 갖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주어진 인생의 시간들을 무탈하게 채울 수 있다. 부서져 밀려나간 파도는 과거다. 파도를 탄다는 것은 현재다. 밀려오는 파도는 미래다. 파도타기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일 선상에서 맞이하고 보내는 삶이다. 파도를 타고 무쏘의 뿔처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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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8/22 [18:5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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