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391회> 개복숭아나무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8/29 [21:07]

개복숭아나무를 보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사람 사는 마을에 흐르는 물은 왜 황톳물이냐

왜 머리통을 쥐어박고 싶은 인간들이 많으냐 

개처럼 앙잘대며 개 같은 생각을 했다

 

산 너머에 간 친구는 개복숭아를 참 좋아했다

친구는 늘 개처럼 핏발 선 눈이었다

화가 나면 복숭아뼈를 긁었다

더럽다고 생각했지만 한 번도 더럽다는 말을 못 꺼냈다

친구는 용기가 있었고 

나는 비겁했다

우리들의 차이는 복숭아씨만 했다

 

장마가 한창이던 여름날 친구는 그 좋아하던 개복숭아가 싫다며 산으로 갔다 그림자 없는 마을에는 푸른 물이 흐르는가 착하고 순한 영혼들만 사는가 앙잘대면 앙잘댈수록 강아지 개소리가 고샅을 울렸다

 

개도 안 먹는 개복숭아를 매달고 있는

개복숭아나무는 

개도 앉지 않는 그늘을 만들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무릉도원武陵桃源`은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이상향을 가리키는 가상의 선경을 말한다. 옛날에 한 선비가 있었다. 집안이 너무 가난하여 글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북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선비는 눈덩이를 뭉쳐서 담을 쌓고 그 안에 들어앉아 해바라기를 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선비는 어느덧 산속 깊은 곳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복숭아꽃이 만발하고 온갖 산새들이 우짖는 무릉이란 곳이었다. 선비는 그곳에 있는 초당에서 배고픔과 시름을 잊은 채 글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행복감에 젖어 좋아하다 깨어보니 꿈이었다. 이때부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선비의 꿈속 정경에 비겨 `무릉도원`이라 했다. 그런가 하면 1447년 4월 20일 밤에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봉우리가 우뚝한 산 아래를 거닐다가, 수십 그루 복사꽃이 흐드러진 오솔길로 들어섰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는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 이 길을 따라 북쪽으로 휘어져 골짜기에 들어가면 도원桃源이라고 알려 주었다. 몇 굽이 시냇물을 따라 벼랑길을 돌아가자 신선 마을이 나타났다. 안평대군이 박팽년에게 `여기가 바로 도원동이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산을 오르내리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안평대군은 꿈에서 처음 가본 곳이지만 그곳이 바로 무릉도원임을 깨닫고, 화가 안견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그림을 그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안견이 그려 바친 그림이 바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다. 우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상향을 가지고 살아간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생활에 지칠수록 `무릉도원武陵桃源`같은 세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1/08/29 [21:07]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