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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회> 동백 열차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2/10/30 [18:05]

전주에서 여수로 가는 동백 열차에 몸을 싣었다

 

오동도에 동백꽃 

만발했다고

열차가 자꾸만 목청을 높인다

 

창밖에는 초승달이 함께 가자고 보채면서 따라오면 

내 마음은

눈부신 동백나무 아래로 

먼저 가 있다

 

사랑의 맹세가 허튼 약속일지라도

동백숲에 들면 

용서되리라

동백 열차를 타고 가면 

지는 것들이 

철길에서 붉은 꽃으로 핀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한자 `冬栢동백`의 의미는 추운 겨울을 이겨 내는 꿋꿋함이라고 한다. 두껍고 진한 녹색 잎과 이른 봄에 피는 붉은 꽃이 동백꽃이다. 동백나무 숲에 들어가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마치 어머니의 품과 같다. 동백꽃이 아름다운 것은 오직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모습은 꽃이 져도 그 자태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겸손함에 있다. `겸손한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처럼 봄꽃의 대명사로 불리기 충분하다. 동백꽃은 일반 꽃과 달리 하늘을 보지 않고 옆이나 아래를 향해 핀다. 다소곳한 자태는 꽃이 질 때 일반 꽃들처럼 한 잎씩 지지 않고 꽃송이가 통째로 떨어진다. 그런 모습은 많은 생각에 젖게 한다. 사람들이 동백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나무들이 죄다 말라버린 몸으로 떨고 있는 겨울에 유난히 푸르고 싱싱한 모습 때문이다. 꽃이 봉오리째로 떨어지는 특징은 예부터 절개와 지조를 상징한다. 또한 이루지 못한 사랑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생명을 다해 낙화했을 때 나무 아래는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장관이다.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그런 동백을 옛사람들은 나무에서, 땅 위에서, 마음속에서 세 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남부 지방에서는 혼례식 초례상에 송죽 대신 동백나무를 꽂는데, 이는 사철 푸른 동백처럼 변하지 말고 오래 살면서 풍요롭기를 바라는 뜻이다. 시집 장가갈 때 아이들이 동백나무 가지에 오색종이를 붙여 흔드는 풍습도 축복의 뜻을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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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0/30 [18:0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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