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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레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3/08/25 [15:58]
능소화가 때죽나무 아랫도리를 친친 감았습니다
때죽나무가 수줍은 듯
능소화를 밀어내자
능소화는 감은 다리에 힘을 줍니다
그 아래 흙바닥이
축축하게 젖었습니다
담 너머에서 엿보던 호박벌 한 마리
몸을 흔드는 일이 힘 드는지
앞가슴을 열어 제키고 제 날개를 꺾어 부채질을 합니다
하기야 이 염천에 엉겨 붙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럼요
이 세상에 공짜가 있나요
사랑하는 일은 아랫도리가 얼얼한 일이지요
 
들판에 불붙더니 천지간이 활활 타오른다. 무심한 하늘은 천연덕스럽게 푸르다. 그러나 삼복 한복판에 염천이 있다. 환한 대낮의 공포다. 돈 주고 들어가는 한증막을 생각하면 염천의 하루도 견딜 만하다. 공짜로 주는 자연의 선물이 아닌가? 공짜라면 양잿물도 큰 것이 좋다. 이열치열이다. 청양고추 팍팍 뿌린 불닭 한 마리 시켜놓고 쇠주 몇 잔으로 염천과 맞장 한 번 뛰어보시라. 염천에서도 지칠 줄 모르고 피어나는 것들이 있다. 산천초목들이 숨을 죽이며 뜨거운 입김을 품어 낸다. 더위를 피해 피안으로 가는 사람 하나 있다. 낮술에 알딸딸하게 젖은 빨래를 내걸어야겠다며 계곡의 징검돌을 띄엄띄엄 건너간다. 사하라 사막에서 들려오는 낙타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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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8/25 [15:5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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