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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회>늙은 어부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5/08/30 [17:42]
늙은 어부가 젊은 날의 그물을 바다에 던졌다. 걷어 올린 그물은 빈 그물이었고 그물코 사이사이로 세월들이 빠져나갔다. 이 세상 어디에도 젊은 날은 없었고 세월은 늙어 있었다. 늙은 어부가 지난날을 증오하기에는 바다는 넓었다.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해풍이 담배연기를 안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쓰디쓴 담배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울 뿐. 멀리 갈매기들이 바다 위를 날고 있었다. 늙은 어부는 갈매기가 되었다. 날고 싶어도 날수 없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등 굽은 갈매기가 되어 파도 사이를 표류하고 있었다.

인생이라는 바다에서는 인간은 누구나 희망을 낚는 어부다. 바다에는 만선이 있는가 하면 빈 배도 있다. 언제나 만선의 꿈을 이루고 돌아오는 어부는 어디에도 없다. 늙은 어부는 그런 진리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초라한 어획고에도 불만이 없다. 살아가면서 좋은 날이 몇 날이나 되겠는가? 비바람과 눈보라와 북풍과 남풍에 출렁이는 것이 바다다. 시련과 번민, 욕심과 갈등으로 가득한 인생은 바다와 많이 닮았다.  이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풍랑 없는 삶을 원한다. 세상 어디에도 환난과 아픔 없는 곳이 없다. 깊고 넓은 바다도 자신을 다스리지 못해 분노하다가 참회하고 눈물을 흘리듯 이기적 사랑과 욕심을 다스리지 못해 미워하고 증오하다 후회하는 게 인생이다. 희망은 언제나 절망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 늙은 어부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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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8/30 [17:4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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