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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회> 연꽃 지는 밤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5/09/13 [15:55]
밤하늘에서 반짝이던 별들이 덕진연못에 내려와
연꽃이 되었다
갓 시집 온 새댁처럼
어둠 속에서도 수줍은 모습이다
흩날리는 연향은 가슴에 안겨 와
얼굴을 묻는다
여름밤은 짧아도 꿈은 길어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처럼 연꽃을 바라보고 있을 사람아
연꽃 지는 밤
너를 생각하고 있는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라
연향이 짙을수록
나는 붉은 눈으로 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결코 없다. 금지환도 언젠가는 빛을 잃고 다이아몬드도 언젠가는 깨진다. 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꽃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꽃이 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능소화가 때죽나무를 친친 감아도 줄장미가 불콰한 얼굴로 월장을 해도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능소화 꽃잎  시들 때 가슴이 먹먹했다. 줄장미가 질 때 삶이 서글펐다. 생각을 뒤집으면 꽃이 진다는 것은 열매를 맺기 위함이고 다음에 피어야 할 꽃들에게 계절을 내 주는 일이다. 피었다가 지는 그 많은 꽃들! 지천으로 핀 보잘 것 없는 풀꽃까지 피었다가 진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자 거역할 수 없는 순환의 일부다. 꽃이 진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한번 핀 꽃 영원히 지지 않는다면 꽃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저주가 되는 것이다. 꽃이 진다고 슬퍼할 일도 아니고 꽃이 핀다고 웃을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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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9/13 [15:5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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