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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회>이순(耳順)에 대한 변명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5/09/17 [18:00]
조바심의 혹 떼어내니 불혹이었다
하늘의 명을 받드는 동안
불혹과 지천명은 지나고
귀로 들으면 뜻을 알 수 있다는 이순에 당도했다
참 다행이다
귀는 먹었으되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다니
안 들리던 소리도 들린다
주먹 쥐고 해 뜨는 소리 두 손 펴고 달 지는 소리
그게 다 알토란같은 세월에 헌납한
생의 댓가다
그렇다 이순은 역리逆理아닌 순리順理
온갖 더럽고 추한 것으로 귀를 씻어야 할 나이
추켜 쓴 돋보기 너머로 보이는 세상
참 환하다
불혹이 산을 지키는 바위라면 이순은 바람 앞에 눕는 부드러운 풀잎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어나는 아직은 청춘

나이 60을 이순二順이라고 한다. 인생에 경륜이 쌓여 남의 말을 들일 줄 아는 나이라는 뜻이다. 순順은 통通과 같다. 이순은 두 번을 통한다는 것이니 통의 완성이다. 뿐만 아니라 순順은 역逆의 반대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순은 ‘귀가 순하다’로 어떤 말을 들어도 화를 내거나 반감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이성의 귀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막힌 귀는 충고나 조언을 거부한다. 열려있는 귀는 긍정적으로 수용한다. 열린 귀는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화낼 일이 없다. 나이 60, 마음은 청춘이지만 눈은 침침하고 기억력은 떨어져 지난 일들은 가물가물하다. 몸은 여기저기 쑤시고 이는 부실해서 소고기도 고래 힘줄이다. 얼굴과 손등에는 검버섯이 피고 눈가의 주름살은 깊게 패였다. 숨길 수 없는 몰골이다. 나이 60 부터는 집착과 고집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세심洗心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동안 쌓아온 경륜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눠주고 봉사로 존재 가치를 만끽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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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9/17 [18:0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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