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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회>민들레꽃
 
정서수 시인   기사입력  2017/05/28 [14:27]

 벚꽃을 바라보다가 눈이 시려
벚나무 아래
돌팍 하나 깔고 앉았다
가지랑이 사이에서 민들레꽃 한 송이 웃고 있었다
젖 먹던 힘으로 손을 뻗는다
사랑 한 번 해 보지 못한
내 영혼은
칙칙한 겨울점퍼 벗으라는 듯
얼굴이 홧홧거린다
탐욕은 버리고 아집은 내려놓고
꽃씨 한 톨 심어
꽃 한 송이 피우라며
벚나무가 간절한 열망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벚꽃 떨어진 자리마다 민들레꽃 핀다 

 


   

봄이 되면 길가나 들판에 민들레가 피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약 10여cm의 꽃대 위의 꽃 진자리에는 하얀 솜털로 된 관모가 달린다. 그 후 종자가 하나씩 바람 따라 날아가 어디에나 사뿐히 내려앉는다. 어떤 것은 날아가다가 짐승의 털에 붙기도 하고 어떤 것은 행인들의 옷에 붙어 생각지도 않은 곳에 자리 잡는다. 설령 자리를 못 잡아도 쉽게 썩지 않는다. 흙 속에 묻혀 몇 년을 기다리다가 햇볕을 만나면 한 순간에 싹을 틔워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민들레는 종족 번식의 욕망은 폭발적이다. 작은 씨앗은 미련 없이 깃털 하나 달고서 태반을 떠나 고독한 여정에 오른다. 암팡진 종자 하나 옮겨 줄 바람 있다면 어느 바람이라도 올라타고 삶터를 찾아 나선다. 척박한 땅 어느 곳에서나 피는 민들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새 삶을 꿈꾼다. 좁은 돌계단 틈에서 우주를 바라보고 길가에서 하늘을 이고 밤을 새우는 민들레는 얼굴이 누렇게 뜬 민초들이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오므라지는 민들레는 꽃 축에도 못 드는 서러운 꽃이다. 일편단심 민들레, 민들레가 있어 봄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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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28 [14:2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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