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191회>덩굴장미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6/11 [15:20]

 주택가에 자리 잡은 남성 전용 로즈?바가 따가운 햇볕에
졸린 눈을 하고 있다
‘세상의 아내들은 절대 접근 금지’ 경고문이
눈을 홉뜨고 바라본다
기발한 아이디어인가 비열한 장사 속인가
길을 찾고 있는데
회색빛 담장에 악을 쓰며 기어오르는
저 붉은 것들
떼거리로 무릎에 피멍이 들어 있다
한 남자가 다가가더니
꽃을 꺾어 코끝에 대보고는
전봇대 아래 쓰레기통에 휙 던지더니 오던 길을 간다
꽃들이 일제히
네 까짓 것이 뭔데 꽃을 꺾느냐고 악을 바락바락 쓴다
장미가 가시를 세우는 것은
*다비도프 쿨 워터우먼 향기를 피워 올리는 것이다
저 높은 담장에 얼마나 더
몸을 비벼대야 뼛속까지 시린 삶
싱싱해 질런지
붉은 것들은 모두 꽃잎 속에 가시를 감추고 있었다

 

 

* 다비도프 쿨 워터우먼 :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의 향수로 레몬같이 톡 쏘는 싱싱함이 느껴지는 시트러스 향으로 프랑스 산

 

 


 

 

 

장미에 가시가 있는 것은 형태학적으로 해충이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와 꽃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 방어책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어느 날 큐피드가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키스를 하려는 순간 벌이 나와 큐피드의 입술을 쏘아 버렸다. 이에 화가 난 큐피드의 어머니인 비너스가 벌들의 침을 장미 줄기에 붙여 버린 것이 장미가시가 되었다고 한다. 페르시아 전설에는 연꽃이 꽃들의 왕인 시절, 밤이 되면 연꽃 잠만 자고 다른 꽃들을 지켜주지 않자 꽃들이 신에게 호소하였다. 신은 백장미를 만들어 가시를 무기로 주었다. 이때 백장미의 아름다움에 끌린 나이팅게일이 백장미를 꺾으려다 그만 가시에 찔려 죽었다. 그 피가 백장미를 적셔 붉은 장미가 태어났고 지금도 장미꽃에는 가시가 있다고 한다. 수 미터씩 자라는 넝쿨장미는 가시가 없으면 위로 뻗어나갈 수가 없다. 가시가 갈고리 역할을 하는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미가 가시가 없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매료되지 않을 것이다. 쉽게 다가가 쉽게 꺾을 수 없는 위엄이 있기 때문이다. 일회용과 인스턴트가 판을 치는 요즘 세상에 장미가시가 시사 하는 바 크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06/11 [15:20]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