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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회> 혓바닥 우표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8/27 [13:22]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려고 우체국에 왔습니다
오늘 따라 창구에 앉은
여직원의 얼굴이 달덩이 같습니다


우표를 받아 든 나는
혓바닥을 쓱 내밀어
우표의 뒷퉁수를 핥았습니다

소가 혓바닥으로 제 콧구멍을 핥듯이


여기서는 혓바닥을 내밀어도
침을 발라 우표의 뒷퉁수를 핥아도
아무도 웃지 않습니다


뒤에서 순번을 기다리는 손님도 당연하다는 듯이
혓바닥에 힘을 줍니다


이마에 우표를 붙인 편지는
제 콧구멍을 핥은 소가
온몸으로 달구지를 끌고 하룻길을 가듯이


산을 넘고 강을 건너
그대에게 당도할 것입니다


받아주십시오 그대
내 혓바닥 우표 이마에 붙인 사랑의 편지를

 


 

 

 

편지의 힘은 뭐니 뭐니 해도 전달력이다. 강한 편지의 상징은 `큐피드`이다. 어떤 것도 형식이나 내용에서 편지만큼 사랑을 절실하게 표현할 수 없다. 서양에서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불후의 명작으로 남게 된 것도 사랑 편지의 본질을 일깨워 주고, 닥터 지바고의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고백 편지는 연인 올가를 감동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송강 정철이 선조 3년 4월경 임지에 부임하면서 쓴 편지는 현존하는 한글편지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갑오경장 이듬해 창녕 현감 조병길의 애첩 옥경이는 연서를 몰래 옛 애인에게 보내기도 해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구한말 주시경은 서울로 올라온 직후 부모와 형제에게 편지 보내기를 잊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기 쓰듯 편지 쓰기를 한평생 썼다고 한다. 편지는 사춘기에 가장 많이 쓴다고 한다. 한때는 펜팔이 유행을 했다. 요즘은 이메일l과 카톡이 대세다. 형태는 다를지언정 여전히 강력한 편지형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세월이 변함에 따라 편지의 형태 역시 진일보하고 있다. 그러나 영원히 편지는 쓰일 것이고 답장 읽는 재미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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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27 [13:2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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