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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회> 낙숫물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9/03 [16:08]

 

낙숫물은 떨어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
낙숫물이 알고 있는 것은 오르지
떨어져야 한다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오르지 아래로 떨어져 깨지는 것


지상의 한 점을 향해서 일직선으로
뚝뚝 끊어질듯 이어지는
들리는 듯 들리지 않은
곧은 소리로 바르게 떨어지는
낙숫물


곧은 것은 영원한 것이어서 바른 소리는 깨끗한 것이어서
언젠가는 바위도 뚫어질 것이라는 일념으로
그리하여 구멍 하나 생길 것이라는
송곳 같은 정신으로 낙숫물은 떨어진다


밤낮도 계절도 없이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낙숫물은
깨지기 위해서 떨어진다 바다로 가기 위해서 깨진다

 


 

 

사자성어에 `수적천석水滴石穿`이란 말이 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란 뜻으로 낙숫물은 한 지점으로 반복하여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총알이 아무리 강하다 하여도 돌을 뚫을 수는 없다. 일등사수가 쏜 총알일지라도 그것이 돌에 맞으면 튕겨나가고 만다. 추녀 끝에서 떨어지는 물인 낙숫물은 힘이나 빠르기로 따지자면 총알과는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총알이 뚫지 못한 돌을 낙숫물은 뚫는다. 이처럼 낙숫물이 돌에 구멍을 낼 수 있는 것은 한 지점에 꾸준히 떨어지는 반복의 힘과 부드러움 때문이다. 보잘 것 없는 낙숫물이지만 반복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할 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의 삶에서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경우가 많다. 사랑이라는 부드러움 앞에서 미움과 분노가 녹듯이 똑똑똑... 똑또르르... 부드럽게 떨어지는 낙숫물이 마침내 바위를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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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03 [16:0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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