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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회> 젊은 날에게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9/24 [14:15]

 이제 연속극을 보면서 찔끔거릴 나이가 되었다
트로트 한 가락에도
전율한다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한 편의 시를 읽으면서
옛사랑을 그리워하고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피아노소리에 고개를 끄덕인다
나의 봄날은 몇 날이 있었던가


한 잔 술을 마시면서
꽃을 생각하고 별을 생각한다
젊은 날아 물어보자
내가 궁상맞은 것인지 세월이 야속한 것인지


지는 해가 더 붉다
낙엽을 바라보는 일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 나이가 되었다

 


 

 

나이를 먹으면 사회로부터 한 발씩 멀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논쟁의 중심에서 벗어 날 뿐만 아니라 생산적인 활동력이 떨어진다. 이유는 경제력을 상실하거나 경제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젊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가령 한 평도 안 되는 가게에서 열쇠를 고치는 아저씨라든가, 목욕탕에서 이발소를 하는 늙은 이발사라든가. 리어카에 폐휴지를 싣고 가는 할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타인은 물론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모난 네모 난 마음을 둥근 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넓고 깊은 가슴을 갖아야 한다. 목과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고 오르기를 멈추고 아래를 봐야 한다. 돌아가도 결코 억울하거나 서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맑고 깊어진다는 것이다. 돋보기 있어야 글자를 보는 시력이지만 사람의 심성을 꿰뚫어 보는 직관의 안목이 나이만큼 높아져야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억울한 것이 아니라 완성에 이르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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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24 [14:1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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