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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회> 가시나무새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10/29 [14:32]

새들이 날아와 빈가지에 앉기까지 사람들은
가시나무라고 불렀다

가시나무는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마다
가시로 제 가슴을 찔렀다


새 한 마리
새 두 마리
새 세 마리
많은 새들이 날아와 가시나무 빈가지에 앉았다


새 한 마리가 노래를 부르자
새들은 
일제히 노래를 불렀다


가시나무에는 붉은 과일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그때부터 가시나무는 가시나무새가 되었다


일생에 단 한 번 우는
가시나무새는 


선혈이 낭자하는 고통조차 끌어안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와 목숨을 맞바꾼 것이다 

 


  

오스트리아 여류작가 콜린 매컬로Colleen McCullough (1937년-2015년)에 의하면 가시나무새 울음소리는 이 세상 어떤 소리보다 아름답다고 한다. 일생에 단 한 번 우는 전설의 새, 길이가 2cm밖에 되지 않는 가시나무새는 알에서 부화하여 둥지를 떠나는 그 순간부터 가시나무를 찾아 헤맨다. 끝없는 방황으로 지칠 무렵 가장 길고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가시나무를 발견하면 온 몸으로 노래한다. 노래는 세상 모든 새들의 숨을 죽이고 바람소리조차 멈추게 한다. 산천초목도 함께 울고, 그 울음소리는 천상에 다다라 마침내 하늘마저 감동시킨다. 이때 세상은 침묵 속에서 귀를 기울이고 신은 미소 짖는다. 가시나무새는 노래와 목숨을 바꿔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고통을 치루지 않고는 얻을 수 없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장미꽃같이 아름답다. 사랑하는 일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언젠가는 봄꽃처럼 만개할 것을 믿어야 한다. 그날이 올 때까지 사랑의 노래를 불러야한다. 노래가 사람들의 심장에 박혀 가난한 영혼을 위로할 때까지 우리들은 눈물을 쏟아내야 한다.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사랑의 주검이 된 가시나무새의 노래를 위하여 두 손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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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9 [14:3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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