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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회>인간 동물원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12/03 [14:25]

소풍가방을 맨 어린이들이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앞으로나란히를 한다
동물원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핥는 여자가
번데기 봉지를 든 남자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한 판 붙자고 한다
젊은 엄마가 조심조심 유모차를 밀고 간다
아가가 잠들어 있다
노부부가 의자에 앉아서
가을 하늘을 본다
낙엽 몇 잎 떨어지고
옆 자판기에서는 블랙커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창살 밖에서
일본원숭이 뱅골산호랑이 사하라낙타
알래스카흰곰 아프리카얼룩말 북극팽귄이
창살 안의 동물들을 바라보며 시시덕거리고 있다
과자를 던져주거나 비닐봉지를 내민다
어떤 동물들은 창살에 매달려
먹을 것을 달라고 손을 뻗는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하나같이 머리털이 검다

 


 

 

인간 동물원의 기원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까지 유럽 라틴계 국가와 게르만 및 앵글로색슨족 등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를 확대해 가면서 자신의 불법과 불의를 정당화 하고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최초의 사례는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 탐험` 증거로 6명의 인디언들을 스페인 왕실 궁정에 전시한 것이다. 백인들은 원주민들을 `우리` 같은 곳에 넣어두고 구경하다가 나중에는 `원주민 촌락`을 조성해 그곳에 가두어 두고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관람하였다. 인간을 동물원 우리에 전시했던 기간은 대략 150년 정도이다. 대표적인 사건은 1906년 미국의 `브롱스 동물원`에서 일어났다. 탐험가이며 선교사인 `사무엘 버너Samuel Phillips Verner`의 주선으로 뉴욕시는 피그미족인 `오타 벵가Ota Benga (1883년경-1916)`가 브롱스 동물원 원숭이 우리 철창 안에서 침판지를 안고 있는 모습을 공개하였다. 인권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묵인한 미국 정부를 비난하며 구명 운동에 나섰다. 당시 동물원 측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지만 잇따른 비난 여론에 밀려 벵가는 풀려 날 수 있었다. 1948년 12월 10일, 국제연합은 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을 했다. 문제는 선언과 실제 행위간의 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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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3 [14:2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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