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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회> 땅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2/23 [16:06]

삽이 옆구리에 삽날을 디밀어올 때 봄을 생각했다 땅은
어깨를 불도저가 허물어내던 날도
웃으며 참아냈다 그렇다고
땅이 아무 때나 웃고 아무 때나 참는 것은 아니다
땅은 함부로 대하면 입을 꽉 다물고
마음을 가라앉혀 생각을 모으는 것이다
함부로 대한다는 것 그것은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어루만져 줘야 할 때 딴 짓을 하거나
배고플 때 울리면 땅은 새싹 하나 풀 한포기 밀어 올리지 않는다
꽃을 피워도 수확의 기쁨을 주지 않는다
땅은 고집이 있는 것이다 화났다하면
아름드리나무일지라도 용서하지 않는다 어느 때는
척박해지기도 하면서
인간들에게 경고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땅을 화나게 하지마라 땅은 그대가 바라볼 때 그것도
애틋하게 갈고 엎어줄 때 땅이다

 


 

 

▲ 정성수 시인   

땅은 지구 중 바다와 강 등 물이 있는 곳을 제외한 부분 또는 지구 표면에 퇴적되어 있는 부분을 말한다. 인간이 땅에서 살면서 이 땅은 내 것이라며 금을 긋고, 울타리를 치고 벽을 쌓아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땅을 이재의 수단으로 보고 가치를 부풀려 본질은 사라지고 현상만 남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 다. 본디 땅은 인간들의 먹거리를 생산하고, 뭇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이다. 그런 의미가 자본주의체제 이후부터 급격히 변질되고 왜곡되었다. 땅이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부의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땅값이 오른다고 그 땅에서 생산되는 소출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본질적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이익을 생각하며 땅을 사고판다. 땅을 흔히 어머니에 견주어 말한다. 어머니처럼 생명을 낳고 키우며 나아가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생명들에게 자신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땅을 욕되게 하고 심장에 철근과 콘크리트를 박고 쏟아 부으며 땅을 못살게 군다. 농약과 비료로 땅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생태계는 자연 순환 질서에 따라 돌고 돈다. 작은 이익을 위해 땅을 괴롭히는 것은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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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23 [16:0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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