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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회> 헷갈리는 순간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2/07/10 [18:51]

덕진 연못 현수교 위에서

뻥튀기 한 장

접시 날리듯 

수면 위로 던졌다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물고기들

튀어 오르는 

입 

입 

필사적이다

 

살기 위해서 치열한 것인지

치열하기 위해서 

사는 것인지

잠시 

헷갈리는 순간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번갯불에 콩 튀겨 먹는다는 말이 있다. 순간이라는 뜻으로 눈 깜짝할 사이의 매우 짧은 시간이다. 순瞬과 숨을 한 번 쉰다는 사이인 식息을 합친 말로 순간瞬間은 찰나刹那보다는 긴 시간이다. 찰나는 주로 불교에서 사용하는 말로 손가락을 한 번 튕긴다는 ‘탄지彈指’ 사이에 65찰나가 흐른다고 한다. 1찰나는 사간으로 환산하면 1/75초(0.013초)다. 역으로 아주 긴 시간을 억겁億劫이라고 한다. 보통 억겁과 영원을 혼용해 사용하지만, 영원은 끝이 없는 시간을 뜻해 억겁과는 다르다. 겁劫은 겁파劫波의 준말로 한 세계가 만들어져 존재하다가 사라져 무無로 돌아가는 한 주기다. 사방 십 리의 바위를 선녀가 하늘에서 백 년에 한 번씩 내려와 치맛자락으로 스쳐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1겁이다. 억겁은 시간으로 환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의 삶에서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영원한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지만, 좋은 판단은 영원한 낙원에 살게 해준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한순간의 실수가 평생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남기고, 한순간의 친절은 평생 친구를 얻게 해준다며 인생에서 순간이 영원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순간의 삶을 살지만, 순간과 영원은 각각이 아니다. 순간이 미래의 씨앗이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과 영원은 맞닿아 있다. 순간을 우습게 보는 사람은 영원을 우습게 보는 사람이다. 하루를 헛되이 사는 사람은 인생이 송두리째 헛될 수 있다. 눈을 감으면 영원 속이다. 눈을 번쩍 뜨면 순간이다. 순간과 영원 사이 해가 뜨고 달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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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10 [18:5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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