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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회> 상처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3/03/19 [19:28]

향기가 왜 이러느냐고 머퉁이를 하자

꽃이 고개를 숙입니다

이 물은 흙탕물이라고 쫑코를 주자

냇물이 부르던 노래를 멈춥니다

 

무심코 뱉은 한 마디가 화살이 되어 

자존심을 관통합니다

 

꽃도 상처를 받고 냇물도 상처를 받습니다 

꽃은 꽃밭에 주저앉아 울고 

냇물은 가슴에 구멍을 냅니다

때로는 

바람도 상처를 받으면 

들판으로 나가 밤새도록 웁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깊고 

큰 상처는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상처입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상처傷處는 몸에 난 상처와 마음에 생긴 상처로 나뉜다. 몸에 난 상처는 몸의 부상으로 생채기를 가리킨다. 마음에 생긴 상처는 대인 관계에서 갈등과 몰이해로 생기는 고통과 기억을 뜻한다. 이 세상에는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상처를 입게 되면, 그것을 이겨내려고 애쓰면서 더 단단해진다. 상처에 굳은살이 박인다면 아픔쯤은 참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굳은살이 있어야 더 큰 상처를 입었을 때 이기는 힘이 생긴다. 상처를 계속 피하면 굳은살이 생기기는커녕 상처에 더 취약해진다. 살다 보면 가시덤불과 마주치기도 하고 징검다리를 만나기도 한다. 그것은 상처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삶의 한 과정이다. 가시덤불은 조심해서 헤치면 되고, 징검다리 역시 조심해 건너면 된다. 상처는 무언가를 절실히 원할 때 받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상처받았다고 말한다. 먼저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합당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누군가에게 문자나 카톡을 보냈는데 답장이 금방 안 온다는 이유만으로 상처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살면서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한두 번쯤은 상처 준 일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상처 준 것은 옛날에 잊어버리고, 자신이 상처받은 것만 두고두고 기억하면서 상처 준 사람을 원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몸에 난 상처든, 마음에 난 상처든 세상에는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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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19 [19:2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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