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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소고(旅行 小考)
 
박서운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기사입력  2016/02/23 [15:09]
▲ 박서운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필자는 최근에 스페인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이런저런 뜻은 있었지만 관광이 주목적인 여행이었다. 외국에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한국인 관광객이 세계 이곳저곳에 참으로 많다. 마치 세계의 주요관광지를 모두 점령하고 있는 것처럼 차고 넘친다.

요즘 여행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아, 해마다 외국에 한번이라도 다녀오지 않으면 주눅이 들 정도라 한다. 온 국민이 여행에 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5,000만 명인 우리나라의 해외여행자수는 전 국민의 3분의 1을 넘는 1,80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배반 이 넘는 일본보다도 더 많다고 한다. 해마다 이 분야 역대 최고 수치를 계속하여 갈아치우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해마다 증가하여, 이제는 일본보다 조금 앞선 세계 20위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여행이란 무엇일까? 특히 우리는 왜 해외여행에 이토록 열광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이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일중의 하나가 여행임은 틀림없다.

‘여행이 당신에게 있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라고 물어 본다면 사람마다 그 답이 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여행은 사람은 겸손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행지의 절경을 통해 세상에서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입장이 얼마나 하찮은가를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또한 내가 이제껏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나는 어린 시절에 소나무는 우리나라 밖에는 없는 줄 알았다. 소나무를 나무 이상의 덕목을 갖춘 고결함의 대상으로 묘사하고, 선비정신의 표상정도로 숭앙(?)하는 교육을 받은 때문이다. 그러다가 90년대 초에 이탈리아 ‘로마’시로 들어가면서 가도에 열 지어 늘어선 잘 생긴 소나무를 보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이게 왜 여기 있지?’ 하면서 말이다.

나는 ‘우리 문화가 세계 최고’라는 국수주의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다. 그러나 여행을 통해 보여 지는 외국 여러 나라의 문화는 멋진 것이 굉장히 많았다. 나중에 느낀 것이지만  ‘문화’라는 것은 나라마다 그 풍토와 삶의 얼개에 따라 형성되어 온 ‘참’이었다. 문화라는 것은 서로 다름은 있을지라도 우열은 없다는 것이 여행을 통해 내가 깨달은 귀중한 결론이다. 우리는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를 얼마나 깔보고 있나. 손에 몇 달러들고 얼마나 허세를 부리고 있는가. 그러나 이제는 그 나라도 훌륭한 문화자산을 갖고 있음과 나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졸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여행은 우리자신을 알게 하고 스스로 겸허함을 가지게 해 준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세계시민으로 승화되게 된다. 
 
여행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누군가가 ‘자랑하기 위해서’라고 답했을 때, 얼마나 공감했는지 모른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여행경험이 쌓여 가면서 자연스럽게 옅어지고 없어지기 마련이다. 프로선수가 경기에서 이겼더라도 내용이 나쁘면 ‘속앓이’를 한다. 마찬가지로 여행고수들도 그 문화에 흠뻑 빠져 그 곳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를 통한 맺을 때에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관광잊 여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에 여행 다녀온 것을 너무 자랑하는 것은 삶이 어려운 분들에게 예의가 아니고, 너도나도 자칭 여행박사인 주위 분들에게 비아냥거림을 받기 십상이다. 정말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여행 형태가 어떻든 무슨 대수이겠는가? 처음에는 단체로 여행을 한 두 차례 다녀 본 후에 형편이나 능력이 되면 자유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니 여기에 무슨 호불호가 있겠는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여행의 즐거움은 사전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지리, 음식 등 가능한 많은 정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여행현지에서는 내가 미리 파악한 것을 확인하면서 ‘정말이네!, 정말 있네!’ 하면서 ‘감탄’하는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여행 후에는 반추하며 새로운 기대감과 생동감을 느끼는 것이 여행의 참 맛이다.

필자가 노르웨이 여행 전에 그 나라의 유명한 음악가인 ‘그리그’의 음악을 듣고 가기로 했다. 마침 ‘페르퀸트’ 모음곡 앨범을 가지고 있어 다시 여러 번 듣고, ‘그리그’에 대한 글을 읽고 갔다. 여행을 가보니 그는 노르웨이에서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내가 감동한 것은 다른 데 있었다. 내 앨범 자켓에는 ‘그리그’의 얼굴과 더불어 용머리 장식이 인쇄되어 있었는데, 바이킹 전시관에 가 보니 앨범과 똑 같은 용머리 장식이 바이킹 배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것이 여행이 주는 소소한 재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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