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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과 성숙함
 
박서운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기사입력  2016/05/10 [19:21]
▲박서운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한 개인이나 우리 사회를 인격체로 간주했을 때의 ‘성숙함’에 대하여 말해 보고자 한다.

종자나 과실에서 외관이 갖추어지고, 내용물이 충실해지며, 발아력도 완전하여 수확의 최적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성숙’이라고 한다. 벼는 논에 물을 담아서 기르는 대표적인 친수성 작물이다. 찰랑찰랑 거리는 물속에 하반신을 담그고 그 키를 더하다가, 어느 정도 큰 이후에는 키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낱알을 키우는데 주력한다. 벼가 누렇게 익는 것을 황숙(黃熟, yellow ripe)이라고 하는 데, 이때는 이전과는 달리 물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고, 오히려 따가울 정도의 햇볕이 필요하다. 또 이 시기에 집중되는 태풍도 잘 견뎌야 좋은 결실을 맺는다. 성숙으로 가는 길은 이렇듯 자연에서도 ‘기다림’과 ‘고난’이 뒤 따르게 된다.

아이 들은 언제나 자기 말만 한다. 도무지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를 않는다. 그러나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자기를 드러내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려 주며,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배려해 주는 행동양식을 보여주게 된다. 이런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얼마나 힘든 것이며, 또 이런 모습이 상대방을 변화시킴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렇듯 남의 말을 경청하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아이와 어른을 구별하는 실제적인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성장통’은 성장기 아동들에서 기질적 이상 없이 나타나는 하지 통증을 말한다. 아이가 서너 살 때부터 무릎이나 다리가 아파다면서 잠도 못자고 마냥 울어대어 밤을 하얗게 새운 경험을 많은 부모들이 가지고 있다. 보통 키가 급격히 자라는 성장기 때, 근육과 힘줄의 성장 속도가 뼈의 빠른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해 나타나는 통증이라고 말한다. 성장과정에는 항상 이런 고통이 수반되고, 이를 통해 육체는 물론 내면의 성숙도 함께 따라온다고 생각하면 성장통은 성숙으로 가는 통과의례 같은 것으로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우리 사회는 얼마나 성숙하였을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성장통을 앓았는가? 흔히 우리나라는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 ‘성숙함’을 가지기 위한 준비와 과정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잘 대변해 주듯이 수 천 년 동안 가난함을 숙명으로 받아드리며 살던 민족이었다.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1인당 GNP가 100달러 미만의 전형적인 후진국이었던 이 나라가 70년대에서부터 연 8%에 이르는 고도성장으로 선진국 문턱까지 다다른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빠른 성장속도로 인해 겉보기 경제는 선진국 수준이었으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런 저런 문제점을 잔뜩 짊어진 채 절뚝이며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우리의 실상이다.


 소득의 분배 문제로 생긴 빈부격차, 물질만능주의, 정신적 가치체계의 폐기-그에 따라 효, 공경, 존경, 권위에의 순종, 배려 등과 같은 정신체계는 헌 신짝처럼 내던져 저서, 그것을 따라 하면 마치 손해 보는 것 같은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 나라는 지금 ‘살만한 나라’가 아니라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 버렸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소망도 점차 희미해져 가고, 계층 간 갈등만 심화되는 정말 형편없는 나라로 전락해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솟구치곤 한다.

사회학의 ‘성장이론’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다양한 욕구가 단계적으로 잠재해 있고, 이러한 욕구는 하급의 것에서 고급의 것으로 발전해 나가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값어치 있는 성장을 추구한다면 하급의 '동물적·물질적' 욕구보다는 고급의 '인간적·정신적' 욕구에 관심을 환기시키면서 고급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우리사회가 ‘성숙함’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① 수동적 활동에서 능동적·적극적 활동으로 ② 의존적 상태에서 자주독립적 상태로 ③ 단순한 행동양식에서 다양한 행동양식으로 ④ 불규칙적이고 얕은 관심에서 깊고 강하며 지속적인 관심으로 ⑤ 단기적인 전망에서 장기적인 전망으로 ⑥ 종속적 지위에서 평등 또는 우월적 지위로 ⑦ 자아의식의 결여에서 자아에의 의식과 통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는 보다 성숙한 사회로 탈바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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