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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회> 소중한 생명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3/06/06 [18:30]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에베레스트에서 고립된 말레이시아인 산악인을, 네팔인 셰르파가 극적으로 구조했습니다. 네팔 사람인 겔제 셰르파(30)는 지난달 18일 해발 8천849m 높이의 에베레스트 정상을 목표로 중국팀을 이끌고 등반 중이었습니다. 그때 밧줄에 위태롭게 매달려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을 목격했습니다.

 

 해발 8천400m 높이의 발코니(Balcony) 지역으로 기온이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고 산소마저 희박해 일명 `죽음의 지대`로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겔제 셰르파는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고립된 산악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고객인 중국 등반팀에게 에베르스트 등정을 포기하도록 설득해서 하산시켰습니다.

 

 그리고 사우스콜(South Colㆍ해발 7천906m)까지 6시간 동안, 혼자 산악인을 등에 업고 내려왔습니다. 사우스콜에서부터는 또 다른 셰르파 니마 타쉬가 구조에 합류했고 캠프 3(해발 7천162m)에 도착한 뒤 무사히 구조 헬기에 산악인을 인계했습니다.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힘든 죽음의 지대에서 구조 작업을 펼친 독실한 불교 신자인 겔제는 인터뷰에서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절에서 불공을 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지난달 3일 우리나라 충남 내포 신도시의 한 중학교에서의 일입니다. 학교 강당에서 체육 수업 중에 3학년 학생 한 명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기초체력 측정을 위해 20미터를 달려갔다가 돌아오는 활동을 반복하다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한 것입니다.

 

 수업하던 교사는 임용 두 달밖에 안 된 담임교사였습니다. 선생님은 즉시 119에 신고하고 쓰러진 학생을 똑바로 눕힌 뒤 기도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급하게 연락을 받고 보건교사가 도착했습니다. 담임교사와 보건교사가 함께 침착하게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사용을 반복하며 응급처치한 결과 학생이 맥박과 호흡을 회복했습니다.

 

 이어서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하여 가까운 병원으로 옮긴 후에 학생이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학생은 2주 뒤 건강하게 퇴원했습니다. 학생을 치료한 주치의는 학생의 부모에게 "심정지 상태로 살아서 온 게 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장이 멈추면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곧바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사망하거나 뇌사에 빠지는데, 학생이 쓰러진 직후 즉각적인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사용이 골든 타임을 지켜낸 것입니다. 학생은 건강을 회복하여 퇴원한 다음 날 등교해 다시 체육 수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집을 잃은 반려견이 5주 동안 굶주린 끝에 무사히 주인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서 6.4㎞ 떨어진 산까지 올라갔다가, 고도 3천600m 산중에서 등산객에게 구조된 것입니다. 

 

 마이크 크루그먼의 아내가 8살 셰틀랜드 시프도그 반려견 `라일리`를 길렀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아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라일리는 날마다 마이크 크루그먼 아내의 베개를 베고 자며 그리워했습니다.

 

 폭설이 내린 지난 4월8일 콜로라도 주(州) 서밋 카운티 집에 개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라일리가 남쪽 멀리 산책을 나갔다가 울타리가 눈으로 덮여서 계속 걸어간 것 같았습니다. 실종동물단체 서밋 로스트 펫 레스큐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실종 5주하고도 하루가 지난날, 집에서 6.4㎞ 떨어진 높은 산 속에서 라일리를 찾았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외진 등산로에서 등산객이 개를 발견한 것은 기적이었습니다.

 

 그는 "아주 미약한 소리로 낑낑대는 것을 듣고 처음에 놀랐다. 무엇이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도와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거기에 개가 있을 리 만무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 등산객은 아사 직전의 라일리를 안고 하산했습니다. 개는 도망치기는커녕 걸을 힘도 없었기에 등산객이 개를 안고 산을 내려와서 하룻밤 데리고 잔 후 서밋 카운티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데려다줬습니다.

 

 견주는 연락을 받고 바로 개를 데려와서 동물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라일리는 병원에서 3일간 입원한 뒤에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실종되기 전에 개의 체중이 11㎏ 정도였는데 동물병원에서 재보니 6㎏으로 반쪽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죽은 아내가 돌봐준 것 같다며 견주는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가볍게 여기는 사건을 마주할 때마다 충격에 휩싸이곤합니다. 최근 발생한 부산에서 일어난 또래 여자 살인 사건의 범행 동기가 `살인을 직접 해보고 싶어서`라는 말에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생명처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온통 생명을 구하는 감격스럽고 기쁜 소식만으로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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