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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회>왜 나는 눈물이 되는지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4/11/30 [16:15]

오늘도 전화를 했다. 술 한 잔 마시자고
수화기 저편에서 친구 놈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이 시간에 나가기만 하면 집사람이 가만두지 않겠다고
눈을 흘긴단다
설마가 배신 때리고 간다
나는
차라리 코 막고 죽어라 이놈아
존심 팍팍 상해 가며 큰소리를 쳤다
취했다 하면 여기저기 전화를 걸고 고개를 쳐 박는 것은
이 세상에서 쓸쓸한 일
혼자서 술잔을 쓰다듬다가
전봇대에 다리 하나 걸치고 개가 되는 것이야말로
저 세상에서도 부끄러운 일
개 한 마리가 밤하늘을 본다
무슨 별이 저리도 많으냐며
어젯밤에도 없던
별들
컹컹 개소리를 토해내며 지상으로 떨어진다
내가 술을 마셨는지 술이 나를 마셨는지
별들에게 묻는다
병나발을 불어도 왜 나는 눈물이 되는지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곧잘 솔직해진다. 솔직하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다른 말이다. 어쩌면 솔직함과 순수함 때문에 포장마차의 목의자에 몸을 부리고 술을 마시는지도 모른다.“노털카”라는 말이 있다.‘놓지도 말고, 털지도 말고, 카 소리도 내지 마라’는 뜻이다. 술꾼들의 수칙이다.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라면 최상의 술꾼은 얼큰하게 취하는 사람이다. 그야말로 술의 멋과 낭만을 아는 사람이다. 한잔 술은 술을 마시는 것이다. 두 잔은 술은 술이 술을 마시는 것이다, 석 잔 술은 술이 사람을 마시는 것이다. 그러나 제발 개는 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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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1/30 [16:1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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