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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회>가을마당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5/11/08 [15:05]
아버지가 술을 마신다 콩타작을 하다 말고
가을마당에서
누런 주전자꼭지를 입에 물고
벌컥벌컥 마신다
막걸리 한 주전자를 숨도 쉬지 않고 마신다 아버지가
마시기는 아버지가 마셨는데 취하기는 콩들이 취했다
가을마당에서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천축잉어는 암놈이 알을 낳으면 수놈이 그 알을 입에 담아 부화시킨다고 한다. 입에 알을 담고 있는 수컷은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어서 점점 쇠잔해져 결국 알이 부화하는 시점에는 기력을 잃고 죽는다. 우리나라에는 가시고기가 있다. 4~8월에 물이 깊고 물살이 세지 않은 내나 도랑에 물풀이나 나뭇가지로 집을 짓고 암컷이 그 속에 알을 낳는다. 알이 부화하여 자랄 때까지 수컷은 먹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고 새끼들을 돌본다. 그게 아버지다. 남극이나 북극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막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없다. 그런가 하면 사막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얼음이라는 단어는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돌로 눌러놔도 아버지다. 넘어져도 뒤집어져도 내 아버지다. 이 땅에는 수많은 아버지가 있다. 누구 한 번 따뜻하게 안아 주는 사람도 없고 위로 받아보지 못한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 땅의 아버지! 아버지라는 사람은 아니꼽고 더럽고 치사해도 참는다. 아버지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말 앞에 무너질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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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1/08 [15:0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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