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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회>늦 단풍놀이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5/12/06 [15:00]

내장산 늦 단풍놀이 갔다 오는 길 버스터미널 뒷골목
이름도 좀 거시기한 조까세
조개 까는 세상이라는 포장마차 조개구이집
무한리필이라는 간판이 소매를 끌어당겨 눈치를 슬금 보며
의자에 엉덩이를 걸쳤다
술보다도 먼저 피조개가 나왔다 순간 회가 동했다
입을 벌리라고 두 손에 힘을 주자
죽어도 벌릴 수 없다고 입을 앙다무는 피조개
막심을 써 조개를 벌리자
날 잡아 잡수 할 줄 알았던 피조개가
이것은 성폭행이라며 핸드폰을 집어든다
얼른 피조개의 입을 내 입으로 막았다
멀리 내장사 안마당에서는 부처님의 가피痂皮를 간절히 빌던
백일홍나무 형제가
이마를 맞대고 조개를 까고 있다
곡주 한 잔을 보시하는 동안
조까세 뒤 노을 속으로 늦 단풍놀이를 하던 얼굴들이 붉다
 
좀 늦다고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빨리빨리 만이 능사가 아니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말이 있다. 위?나라에 최염이라는 장수에게 림林이라는 사촌동생이 있었다. 그는 인품이나 생김새가 별루일 뿐만 아니라 언변도 신통치 못해서 최염과는 대조적이었다. 아는 사람들은 물론 일가친척까지 최염을 대하는 것과는 딴 판으로 림을 대했다. 그러나 최염만은 림의 재능을 간파하고 ‘큰 종이나 큰 솥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있어서도 큰 재능을 지닌 인물이란 쉽사리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요, 얼른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점차 완성이 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는 법이다. 내 아우 림도 대기만성 형으로 언젠가는 큰 인물이 될 것이다. 두고 보라.” 최염의 말대로 림은 나라의 삼공三公이 되고 천자를 보필하는 대임을 맡는 대정치가가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인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세월동안 노력과 수련이 있어야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절대 늦었다는 말은 온당치 않다. 시작을 안 하거나 못하는 것보다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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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2/06 [15:0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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