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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회> 사도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5/16 [16:45]

뱃고동이 울면 내 마음이 먼저 가서

뒤따라오는 사람 기다리는 곳

사도

술은 내가 마셨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했다

파도가 멀미를 하면 

배는 바다 위를 갈지자로 걷고

갈매기도 선글라스를 쓴 여자로 보이는

사도 가는 길

육지의 하루를 싸들고

돌아가는 아낙들의 급한 마음을 아는지

선상의 태극기도 정신없이 펄럭이어 주고

스크류는 숨을 하얗게 몰아쉰다

불 밝힐 시간은 아직도 멀어 

등대는 선 채로 마중 나와 있는데

바위섬들은 자꾸만 어둠속으로 가라앉는다

사도는 죽어서 가는 곳인가 

죽기 위해서 가는 곳인가 몇 번을 생각해도 

알 수 없는 모래섬

 

 

사도 : 여수에서 27km지점인 전남 여천군에 위치한 섬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전남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에 은밀하게 감춰 둔 작은 섬, 사도沙島는 ‘바다 한 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모래 사沙와 호수 호湖’를 써 사호沙湖라 부르다가 행정구역 개편 때 사도라 하였다.

 

 모래가 아름다운 사도는 한때 공룡들의 천국이었다. 사도 일원은 중생대 백악기로 추정되는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어 전라남도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공룡발자국 화석지로 세계 최장 보행열의 발자국화석을 보유하고 있다.

 

 7월의 사도는 이 세상 어느 바다, 어느 섬보다도 아름답고 정결하다. 선착장에 바라보면 긴 방파제가 섬을 연결하고 해안가에는 작은 해변이 나타난다. 사도해변이다. 해변이 100여m 남짓한 사도해변에는 모래 위에 자갈이 가득하다. 파도에 부딪혀 둥글둥글해진 몽돌이 아니라 파도에 밀려 온 자갈이다. 사도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영등날(음력 2월 초하룻날)과 백중사리(음력 7월 보름에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때)에 본도, 추도, 긴도, 시루섬, 나끝, 연목, 진대섬 등 사도를 이루는 7개의 섬이 'ㄷ'자로 이루어지는 바닷물의 갈라짐 현상이 장관이다. 섬 자체는 크지 않아 산책하듯 섬을 한 바퀴 돌아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사도에서는 급할 게 없다. 시원한 그늘 아래 돗자리 깔고 누워 뭍을 때리는 파도 소리와 바다를 넘나드는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 삶의 속도를 천천히 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의 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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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16 [16: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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