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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회> 고물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6/06 [17:10]

오래된 것일수록 좋은 것 있지요

된장이 그렇고

바이올린이 그렇고

친구가 그렇고

 

시간이 흐를수록

구수한 냄새와 녹아드는 울림과 만날수록 흐뭇한

그런 것들

 

긴 세월동안 빚어내 

비로소 아름다운 

그런 것들을

우리는 고물이라고 합니다

고물에는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깊은 향기가 있습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버리기는 아깝고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고물은 시간이 갈수록 천대받으며 결국은 쓰레기장으로 간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개그맨이 ‘오래된 것은 버리자’고 말하자 상대 아이가 ‘그래, 너희 집에서 제일 오래된 할아버지를 버려라!’고 말하는 개그를 보면서 고물(옛것)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알 수 있다. 낡은 TV가 고물상에 있으면 고물이지만 백남준의 손에 있으면 보물이다. 농구계의 보물 마이클 조던은 야구계에 있을 땐 고물이었다. 문제는 ‘본질’의 문제가 아닌 ‘위치’의 문제다. 사람도 늙으면 고물 취급을 받는다. 노인은 가난과 질병을 수반하는 사회적 약자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공업화 및 도시화가 된 사회 구조는 노인의 위치를 상대적으로 크게 저하 시켰다. 또한 핵가족 증가로 노인의 전통적 권위와 지위가 무너졌다. 뿐만 아니라 노인의 노동력은 쓸모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역할부재役割不在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노인을 고물 취급하여 산업 폐기물 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요즘 세태다. 고물은 재활용되어 신제품으로 탄생하지만 인간이 늙으면 재활용하려고 하는 이들이 없다. 심지어 유해물 취급을 하기도 한다. 연륜과 경륜을 못 알아보는 젊은이들은 고물도 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확실한 것은 노인을 보물로 여기고 노인들의 지혜와 젊은이들의 패기가 조화를 이룰 때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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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6/06 [17:1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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