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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회> 봄이 오는 소리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3/02/26 [19:59]

봄입니다

길을 걷습니다

누군가 부르는 소리 들립니다

뒤를 돌아다봅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또 길을 걷습니다

누군가 부르는 소리 들립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보드불럭 틈 사이에 제비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 향기에 취해 

오래도록 

봄이 오는 소리 들었습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봄이 오는 소리는 하늘이 열리는 소리다. 대기大氣가 기지개를 켜는, 얼음을 가르는, 계곡에 쌓인 눈이 녹는 소리는 생명의 소리다. 대 자연에서 울려 퍼지는 생명의 찬가讚歌다. 매화가 꽃들을 대표하여 봄소식의 전령이 된 까닭은 혹한 속에서도 향기를 팔지 않았기 때문이다. 봄 쑥 향기가 짙은 까닭은 동토 속 암흑의 세월을 잘 견디어 냈기 때문이다. 사향이 저절로 향기로운 것처럼 사람의 향기도 한평생 덕을 쌓아야 덕향德香을 이룰 수 있다. 삶은 매화처럼, 봄 쑥처럼, 사향처럼 자연과 하나가 될 때 아름답다. ?봄비가 오는 날이면 친구를 불러내어 술 한잔 나누는 것도 좋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살아가는 일을 잠시 잊고, 미안한 마음은 술잔에다 가득 채우고, 자! 들자. 건강한 것을 보니 고맙다. 친구야, 그동안 배가 좀 나왔지만 듬직하니 보기가 더 좋다. 늘어난 흰 머리카락은 산다는 게 쉽지 않음을 말해주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자. 포장마차 위로 내리는 빗소리 따라 건배 또 건배! 그리고 잘 살자. 친구야! 저기 봄이 오는 소리 들린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바스락바스락, 봄이 오는 소리 들린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내는 꽃나무와 함께, 사람들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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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2/26 [19:5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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