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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회>곡哭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3/11/19 [17:41]

시장 통에서 저녁 해를 지고 온 늙은 아들이 

아랫목을 확인 한다

베개가 되어있는 

아버지가

인기척에 한 쪽 얼굴을 찡그린다

 

이불을 들추는 순간

콩으로 메주를 띄웠는지 냄새가 진동한다

기저귀를 풀자 

미안하다는 듯이 손을 잡는다

갈퀴 같은 손등에 

저승꽃 

다글다글 피었다

 

어머니가 계신 꽃산에 어서 가야한다는 아버지와

늙은 아들이 

눈을 마주치는 동안

뒤안 울타리 가에 서 있는 800년 묵은 은행나무가 

가을바람에 똥을 싸는지

똥똥똥 

누리끼리한 은행 알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곡哭은 한자로 '울 곡’이라는 뜻으로, 슬픔에 겨워 소리 내어 운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전통 상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례 행위로, 죽은 사람을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이다. 이때 공식적이고 격식 있는 울음으로, 일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울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나 자식을 잃었을 때는 애곡哀哭이라 하며, '아이고’나 '애고’라는 소리를 내면서 울고, 조부모나 백숙부모를 잃었을 때는 평곡平哭이라 하며, '어이 어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울고, 시체를 안치하는 곳에서 울 때는 시실곡尸室哭이라 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울 때는 무시곡無時哭이라 한다. 어원은 중국의 고대 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유학에서는 예禮를 중요하게 여기고, 예에는 관혼상제冠婚가 있다. 그 중 상喪은 죽음과 관련된 예로, 죽은 사람을 슬퍼하고 애도하는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유학에서 죽음을 인간의 가장 큰 슬픔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상례에서는 곡哭을 통해 슬픔을 표현하고, 죽은 사람에게 마지막 예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유학이 우리나라 고려 말에 가례家禮가 들어오면서 오늘과 같은 곡哭의 격식과 절차가 정해졌다. 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부모상을 당해서 격식을 차릴 수 없을 때 하는 제啼와 읍泣이라는 곡哭이 있으며, 남자가 가슴을 치며 우는 벽곡擗哭과 부인들이 몸부림치며 우는 용곡踊哭, 어린아이가 어머니를 찾으면서 우는 영아곡嬰兒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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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19 [17:4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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