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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회> 김만중의 신新 세한도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3/12/10 [17:18]

꽃이 피었거니 마당 건너 매화나무를 바라본다

쳐다보겠거니 매화나무가 기지개를 켜며 실눈을 뜬다

 

아직은 춥다며 바람이 소매 밑으로 기어들었다

삭풍은 나뭇가지 끝에서 새처럼 울었다

 

아무도 없겠거니 매화나무가 빈집을 들여다본다

겨울이 갔겠거니 김만중이 방문을 열고 내다본다

 

매화나무 흔들리는 저녁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는 세로 23cm, 가로 108cm의 족자 형식을 빌려 그린 문인화이다. 긴 화면에 단지 쓰러져 가는 오막집과 그 좌우에 소나무ㆍ잣나무를 대칭되게 그렸을 뿐, 여백의 텅 빈 화면을 보노라면 한겨울 추위가 매섭게 전해져 뼛속까지 시리다.

 화면 오른쪽에는 세한도 歲寒圖라는 화제畵題와 `우선시상완당藕船是賞阮堂`이란 관지款識에 정희正喜ㆍ완당阮堂이라고 새긴 낙관이 찍혀 있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용비늘이 덮인 노송과 가지만이 앙상한 늙은 잣나무를 통해 작가의 농축된 내면세계가 담백하고도 고담古淡한 필선과 먹빛으로 한지에 스며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극히 절제되고 생략된 화면에서 험한 세상을 살면서도 지조를 잃지 않으려는 선비의 고졸高拙한 정신이 엿보인다. 병제竝題에도 `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송백만이 홀로 시들지 않음을 안다`라고 했듯이 황량한 세상에 지조 높은 선비를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림에는 귀양살이하던 김정희金正喜(1786∼1856)와 제자 이상적李尙迪(1804∼1865) 간의 끈끈한 사제 간의 정이 흠뻑 배어 있는데, 문인화의 인위적인 기교를 훌훌 털어 버려 선비의 맑은 문기文氣가 넘쳐흐른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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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10 [17:1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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