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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회> 詩人에게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3/12/17 [16:45]

책상머리에 앉아서 ‘詩’자를 들여다본다

言(말씀) 따라 寺(절)에 가면 

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인가

절에 가서 

한 말씀 듣고 오면 시를 쓸 수 있다는 말인가

눈을 씻고 봐도 시는 보이지 않고 

풍경소리 간당간당 들려온다

 

이 절을 기웃거리고 저 절에서 염불을 외우면서 

시를 찾아 헤맸지만

시는 고사하고 시의 사촌도 못 만났거니

시가 밥이 된다는 시인이나

어느 날 시가 제 발로 찾아왔다는 시인을 보면 

배가 아프고 소름이 돋는다

 

오랫동안 시에 매달려 소태 같은 시간들을 끌고 여기까지 왔다 

한 편의 시를 위해서 

날밤을 새워 머리를 쥐어뜯어도 

시시詩詩한 시는 어디에도 없고 회한만 남는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정釘으로 바위에 글을 새기듯 

가슴에 새긴다는 

시인이여 

시를 가슴에 품고 구도의 길을 가는 이여

언젠가 득도할 날 있으려니

복 받을 날 올지어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인은 시 쓰는 것을 즐기고, 읽는 것을 즐기고, 시를 듣는 것을 즐긴다. 또한 시를 통해 자신의 삶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따라서 시인은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는 시인은 시의 역사와 전통과 현대성을 알고, 시의 형식과 기법과 언어를 알고, 흐름과 트렌드와 방향을 알고, 장르와 주제와 메시지를 알고, 시를 쓴 작가와 작품을 알고, 시를 통한 정치와 철학을 알고, 시의 가치와 의미를 알고, 시의 가능성과 한계와 미래를 알고, 문제와 과제와 목표를 알고, 시적 존재와 필요와 역할을 알고, 본질과 정신을 알고, 시의 미학과 윤리와 종교를 알고, 자유와 책임과 사명을 알고, 꿈과 희망과 비전을 알고, 시의 삶과 죽음과 사랑을 알고, 또한 시의 모든 것을 알려고 노력한다.

시인은 시를 써야 한다. 시를 쓰는 것을 의무가 아니라 자유로 여기고, 고통이 아니라 쾌락으로 여기고, 부담이 아니라 기쁨으로 여기고, 억압이 아니라 해방으로 여기고,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여기고, 시를 쓰는 것을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여기고, 자신의 것이 아니라 세상의 것으로 여긴다. 또한 시를 쓰는 것을 삶의 목적이라고 여기고, 자신의 정신 표현이라고 여기고, 자신 영혼의 탐구라고 여기고, 세상의 이해라고 여기고, 소통이라 여기고, 시를 쓰는 것을 미래의 창조라고 여겨야 한다. 시를 쓰는 것을 자신의 모든 것으로 생각할 때 훌륭한 시인이자 좋은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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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17 [16: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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