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신뢰의 힘
 
하송 시인
 

 정직과 신뢰의 대표적인 일화를 소개해봅니다.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서울의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작은 사업을 하던 그는 6·25 전쟁이 일어나자 피난을 떠나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빌린 돈을 은행에 갚아야 할 시기가 된 것을 알고 돈을 준비해서 은행에 갔습니다. 전쟁 중이라서 돈이 될 만한 것은 뭐든 챙겨서 떠나는 상황이었는데, 그는 반대로 돈을 들고 은행을 찾아간 것입니다.


전쟁 때문에 은행 장부의 일부는 부산으로 보냈고, 일부는 분실됐습니다. 그래서 돈을 빌린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여러 생각 끝에 돈을 갚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은행 직원으로부터 영수증을 건네받았습니다.
6·25전쟁이 끝난 후 남자는 가족들을 데리고 제주도에서 군납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원양어선을 구입해야할 상황인데 수중에는 큰 배를 살 만큼의 돈이나 담보물이 없어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배를 구입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장의 영수증이 남자의 모든 상황을 바꿔 놓았습니다.

 

남자가 들고 간 영수증을 본 은행장은 “당신처럼 진실하고 정직한 사업가를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필요한 금액을 흔쾌히 융자해 주었습니다. 남자는 융자받은 사업 자금과 은행권의 신용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펼쳐 나갔습니다.
정직의 성품으로 한국의 존경 받는 경영자 된 그가 바로 한국유리공업주식회사의 설립자인 최태섭(崔泰涉·1910~1998) 회장입니다. 전쟁 중에도 정직의 성품으로 신뢰를 얻은 그는 어려운 시기에 정직의 성품을 밑천으로 사업을 번창시켰습니다.

 

이처럼 정직이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뢰를 얻는 최상의 길입니다.
신뢰는 ‘굳게 믿고 의지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뢰를 뜻하는 영어 단어 trust의 어원은 독일어의 ‘편안함’을 의미하는 trost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믿을 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요즘 모든 것이 시시각각 촌각을 다투며 급변하는 시기에, 믿음을 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인간관계에서 짧은 순간에 신뢰를 갖게 되는 사람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서도 느끼기 어려운 강한 신뢰감을 갖게 된 분을 뵈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거짓을 말하지 않는 모습이 가장 크게 작용한 듯합니다.

 

매사에 솔직하면서도 진중한 모습에 믿음이 생기면서 어느새 신뢰감이 자리한 것입니다. 그런 연유로 아주 쉬운 것을 잘 몰라서 쩔쩔매는 모습도 순수하게 느껴지고, 잘 모른다고 인정하는 모습도 무척 겸손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대가(代價)를 바라지 않고 무엇으로라도 그 분께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델만이 1월16일 발표한 '2017 에델만 신뢰 지표(2017 Edelman Trust Barometer)'에 따르면, 중국 국민들의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76%로 세계 1위이며, 대한민국은 세계 22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서로에 대해서, 그리고 정부와 사법부에 대해서도 매우 낮은 신뢰도 수준을 보였습니다. 정부가 하는 말도 믿지 못하고, 법원의 판결도 불신하고 국민들 서로서로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서로가 신뢰하지 않으면 끼리끼리 문화가 자리하게 됩니다. 타인을 믿기 어렵기 때문에 친인척, 동향, 동창 등 소수 아는 사람들과만 어울리게 됩니다. 이는 결국 타인에게 배타적인 소수 그룹을 형성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서 자리를 많이 만들고 어울리게 됩니다. 또한 사업을 위해서나 네트워크를 위해 술을 먹으며 그룹에 끼고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술에 취해서 어떤 그룹의 일원이 되려고 발버둥 칠수록 건강을 해치며 허무감만 커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헬렌 켈러는 ‘믿음은 산산조각 난 세상을 빛으로 나오게 하는 힘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냥 어떤 조건 없이 온전히, 사람 자체로 신뢰가 가는 사람이어야 하겠습니다.


 
기사입력: 2017/05/09 [18:33]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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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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