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비만이라는 병
 
하송 시인
 

 올해 3월에 새 학교로 전근을 왔습니다. 첫 출근일 전교생 앞에서 인사를 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5학년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고도비만 여학생을 발견한 것입니다. 신체발달을 측정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비만인 여자아이를 놀리는 아이들이 있을까봐, 한 명씩 안으로 들어오게 한 채 보안을 유지하며 키와 몸무게를 쟀습니다.

 

몸무게 측정이 끝난 후에 다른 아이들이 몇 키로냐며 궁금해 하자 웃으며 90kg라고 가볍게 대답을 했습니다. 아이를 배려하며 측정한 것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큰 상처를 받지 않은 듯한 해맑은 모습에 안심이 되면서도 건강에 대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비만인 아이에 대해서 알아보니 무남독녀 외동딸로 가정에서 귀여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먹성이 좋은 아이에게, 부모는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양껏 배부르게 먹인 듯했습니다. 그런데 자연식품과는 거리가 먼, 피자 및 치킨 , 음료수 등의 패스트푸드 위주로 먹인 것이 비만의 가장 큰 이유로 보였습니다.


서구 식습관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비만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비만인구(과체중 포함)의 증가속도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1995년 남 10%, 여 17%였던 인구 내 비만자의 비중은 2005년 각각 35%, 33%로 증가속도는 미국의 2배, 유럽의 1.5배입니다.


2004년 WHO 연차 총회에서 ‘다이어트·운동·건강에 대한 세계 전략’ 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비만은 공기나 물로 전파되지 않는 ‘비전염성 질환’이지만 사회문화와 제도, 주변의 영향을 받아 증가할 수도,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종 전염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WHO는 균형 잡힌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그리고 지방, 소금, 설탕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WHO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 오히려 10년 새 성인 과체중 및 비만 인구가 10억 명에서 20억 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18세 이상 성인의 3분의1은 과체중으로 비만 유병률은 남성 11%, 여성 15%로 1980년에 비해 2배가 됐습니다. 특히 5세 이하 어린이 중에서도 4200만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습니다. 비만이 직접 원인이 돼 숨진 사람만 2012년 150만명입니다.


세계 각국은 비만 인구를 줄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설탕세’를 도입하기도 하고, 일부 나라는 운전자들이 불편한 교통 시스템을 만들기도 합니다. 최근 WHO와 각국 보건당국은 청량음료와 케첩, 심지어 꿀까지도 당분이 많이 든 음식을 적게 먹으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당류가 포함된 음료에 20%의 설탕세를 부과하면 이에 따른 소비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당류 음료의 소비 감소는 ‘무가당’으로 표시된 음식과 전반적인 열량 섭취 감소를 의미하며 과체중, 비만, 당뇨, 충치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적당히 살이 찐 몸이 부의 상징일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살이 찐 사람은 제대로 건강관리를 못하는 게으름의 표본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비만의 가장 큰 문제점은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중 배와 허리 부위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는 복부비만이 질병과 가장 직결되고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2만7,000명의 중년 남성과 3만명 중년 여성을 추적한 연구결과 허리둘레가 10% 늘어나면 사망위험이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복부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유산소 운동 뿐 아니라 근육운동과 저칼로리 식단으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춘 다이어트가 가장 좋다고 발표되고 있습니다.


고도비만 여학생의 건강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뒤뚱뒤뚱 걸으며 반갑게 다가오는 아이를 보면 더욱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작년에 4학년을 대상으로 병원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해보니 건강상태가 좋지를 않습니다.


학교에서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패스트푸드 음식에 길들여지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평생을 가게 됩니다. 그러면 성장할수록 건강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면서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살 수도 없습니다.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은 건강과 관련하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합니다.


 
기사입력: 2017/05/23 [15:08]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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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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