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지옥체험
 
하송 시인
 
▲  하 송 시인

해는 항상 떠오릅니다. 그런데 해가 바뀌면 새로운 의미가 주어지곤 합니다. 새해 첫날은 도서관이 쉰다고 했습니다. 2018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큰아들을 위해서 머리를 식힐 겸 영화 관람과 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영화를 볼지 상의했습니다. 폭력적이지 않고 흥미와 감동이 있으면서 모든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선택했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인터넷으로 극장 좌석 배치도를 보면서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가족 네 명이 영화 관람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처음엔 흥미롭고 후반부에 가서 감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들은 영화관람 후기를 확인해보니, 재미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혹평도 있다고 했습니다. 우린 큰 기대 하지 말고 그냥 가볍게 보기로 했습니다. 좋아하는 배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예능프로에서도 항상 착하고 반듯한 성격으로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웹툰 원작을 영화한 것으로 한국의 민속 신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저승 법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야만 합니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의 7개 지옥에서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김자홍씨께선, 오늘 예정대로 무사히 사망하셨습니다."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그의 앞에 저승차사 가 나타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영화 장르가 환타지 영화이기에 허무맹랑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재미, 감동, 교훈, 컴퓨터 그래픽의 완성도까지 훌륭했습니다. 영화관람 시간이 길어서 지옥의 종류를 줄였으면 좋았을 것은 생각이 들었지만 원작에 충실하려면 마음대로 지옥을 뺄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었으리라 보여집니다.


평소에 재난영화와 공포영화는 무서워서 못보고 폭력영화는 잔인해서 못 봅니다. 그래서 극장에 가서 볼 수 있는 영화 장르가 얼마 되지 않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폭력적이 않고 재미있고 교훈과 감동을 주는 가족영화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주인공의 사망 장면을 접하면서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무거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걱정과 다르게 판타지 컴퓨터 그래픽, 검술 액션과 개그 등으로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여기저기에서 훌쩍훌쩍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옆에 앉은 아이들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닦다가, 천륜지옥 편에서 폭풍눈물을 쏟았습니다.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워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 우리가족 모두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단순히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포장된 판타지 모험 액션 영화라면 감동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부모 자식과 형제간의 가슴 뭉클한 가족애만 다루어도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칫 뻔하고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화려하고 흥미로운 판타지 액션물과 결합 시킨 것이 성공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평소에 큰 죄책감 없이 저지르고 있는 죄를 묻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인간이 인간에게 지은 죄는 같은 인간으로부터 먼저 용서를 받아야 한다는 부분도 크게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 각각의 모든 에피소드가 긍정적인 관점에서 해피 엔딩의 구조로 진행되는 점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지옥 체험과 함께 새해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지금이 딱 한 번인 인생,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오늘 하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매사 긍정적이고 되도록 밝은 곳에서 지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면서 살기 위한 다짐과 함께 도약의 발걸음을 떼어야 하겠습니다.


 
기사입력: 2018/01/02 [14:43]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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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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