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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회> 그대가 있어
기사입력  2019/03/26 [15:38]   하송 시인
▲ 하송 시인    

어느 때 부터인지 창문 옆 양지 바른 곳에 위치한 제라늄 꽃나무 줄기가 누렇고 힘이 없게 보였습니다. 마치 나이 든 사람의 주름진 피부와 정맥류로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급기야는 몸을 겨우 지탱하고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줄기야 어떻든지 3개의 꽃봉오리는 그 틈새에서 화사하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식물 영양제를 주고 때맞춰 물을 주며 힘내라고 응원했습니다. 얼마의 시일이 지나자 꽃잎마저 힘없이 고개를 떨어트리며 푸석푸석해지더니 급기야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꽃잎을 떨구는 모습에 짠한 생각이 몰려왔습니다.


문득 이제 화분을 정리해야 될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라비틀어진 채 마지막 힘을 다해 매달려 있는 색 바랜 꽃잎을 모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땄습니다. 그리고 군데군데 파랗게 곁가지로 자라나온 새 순을 잘라서 다른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와 나무에게 위로를 보냈습니다. "그래, 다시 시작 하는 거야." 꽃도 없고 곁가지도 잘라진 꽃나무가 적나라한 모습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애썼다!" 속으로 말하며 눈길로 구석구석 제라늄을 쓰다듬었습니다. 순간 뒤쪽에 맺혀있는 꽃봉오리가 눈에 띠었습니다. 한 개도 아니고 두 개의 꽃봉오리가 자그맣게 맺혀서 초롱초롱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다시 물을 주고 햇볕이 제일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에 조심스럽게 화분을 올려놓았습니다.


제라늄은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에 속하는 관상용 식물이며 아프리카 남부의 아열대지역이 원산지입니다. 꽃의 색깔은 분홍색 바탕에 흰색을 띤 것에서 짙은 붉은색과 보라색까지 품종에 따라서 다양합니다. 분홍색 제라늄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빨간색 제라늄을 볼 때는 힘과 열정이 생깁니다. 똑딱 잘라서 다른 화분에 심으면 금방 자리를 잡고 또 예쁜 꽃을 피워냅니다. 유난히 제라늄을 좋아해서 집과 학교에서 정성을 들여 키우며 항상 함께 하는 꽃입니다.


보통은 봄에서 여름에 걸쳐 핀다고 하는데 고맙게도 1년 내내 화사하고 찬란하게 빛을 발하며 기쁨을 선물해주고 있습니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햇빛을 많이 보게 하고 가끔 물을 한 번씩 듬뿍 주면 맛있게 받아먹고 힘을 잡아서 다시 예쁜 꽃을 피워냅니다. 겨울방학 동안에는 가끔씩 주는 물을 받아먹으면서 추위를 잘 버티면서 몇 년째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생명이 다 해서 보내줘야 하나보다 생각하고 마음이 아팠는데 참으로 다행입니다. 다시 피어오르는 꽃봉오리를 보며 제라늄 꽃말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를 되새겨봅니다. 2012년 <내 마음의 별나무> 동시집에 발표한 동시 `제라늄`을 소개합니다.

 

제라늄

 

창밖에는 눈이 내리는데
세상은 한겨울인데

 

우리 집 거실
작은 화분에서
제라늄 꽃
예쁘게 피었다
분홍 꽃 환하게 피었다

 

꽃을 피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냐고
물 한 컵을 내밀었다

 

제라늄이 잎을 뻗어 물을 받는데
우웩
이 냄새
꾸리한 냄새

 

짜아식, 너 방귀 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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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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