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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 데이빗 레이치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2/12/27 [09:37]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18056

 

B급 감성을 내세운 킬러 액션 영화입니다. 일본의 초고속 열차에 가방을 가져오라는 미션을 받은 최정상의 킬러들이 탑승한채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되는 영화입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피 튀기는 잔인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대사와 분위기는 왠지 코믹하고 심지어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지독하게 운이 없어서 상담까지 받은 레이디 버그라는 킬러는 누군가의 대타로 미션을 받았다가 죽음의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그 와중에 죽이고 죽이는 살육전이 벌어집니다. 이 영화는 데드풀2를 감독한 감독이 만든 영화로 쿠엔틴 티란티노 감독의 느낌이 나는 전형적인 B급 감성의 영화입니다. 

 

원래 B급 영화라는 것은 과거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 시스템의 특징때문에 생긴 말이었다고 합니다. A급 영화와 B급 영화는 순전히 제작비로 구분이 되었습니다. 실감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A급 영화로 분류가 되었고 제작비가 없는 영화는 B급으로 분류되었던 것이지요. 그러던 것이 언젠가부터 B급 감성이라는 말이 특정 분위기의 영화를 지칭하기 시작했습니다. 쿠엔틴 티란티노 감독의 영화처럼 아주 적은 제작비로 속된 말로 대박을 치게 된 영화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전에도 돈이 없는 제작환경에서 실감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실제 장소 헌팅을 나가는것보다는 실험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특수효과를 동원한 영화적인 실험들이 B급 무비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오히려 황당무계해 보이는 상상력들이 창의성으로 연결되기도 했고, 기존의 보편적인 감성을 뛰어넘는 조금은 저급한 감성들, 그러나 인간의 솔직해보이는 내면을 드러낸 영화들이 오히려 대중적인 지지를 얻는 일이 생겼던 것이지요. 그 결과 오늘날의 B급 감성이란 제작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단지 영화적인 분위기와 코드로 분류되면서 때로는 블록버스터급의 제작비를 배정받는 경우도 많이 생기게 된것이죠. 결핍이 곧 창의성과 대중적인 지지를 얻게 된 케이스입니다. 

 

이 영화 역시 그런 B급 감성이 지배하는 영화입니다. 기차 안에서 사람이 죽었다면 실제로는 그 죽음이라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사건인데도 등장인물들은 살인이나 죽음과는 상관없는 개인의 아주 작은 집착과 감정상의 문제를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사람의 목숨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B급 영화들은 포스트모더니즘과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펄프 픽션이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같은 영화들은 이런 감성을 대표하는 영화들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 역시 시니컬하지만 이런 감성과 딱 맞는 데드풀을 연출한 전력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B급 감성의 영화들 속 등장인물의 감정 상태가 시니컬하고 희망없는 이 시대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삶의 절절한 희망같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은 특정한 것에 대한 집착으로 황당한 사건을 끝까지 끌고 갑니다. 그리고 그 집착은 영화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비하면 너무나 터무니없는 망상일때가 많습니다. 희망없는 세대가 이와 같습니다. 생명이 없고 진리가 없는 시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미학을 따라 B급 감성에 열광합니다. 그들 안에 진정한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허탈한 웃음을 지어야 했지만 이런 콘텐츠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자체가 시대의 흐름인 것 같아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도가 됩니다. 

[출처] 2022년 12월 27일 오늘의 영화 : [불릿 트레인] 데이빗 레이치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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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2/27 [09:3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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