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운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기사입력  2017/02/05 [14:26]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라 함은 제조업의 경우 상시근로자가 300명 미만이거나 자본금이 80억원 이하인 업체를 말한다. 최근에는 법령개정으로 평균매출액이 1,500~400억원 이하인 경우를 중소기업이라 한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울산지역의 중소기업 수는 48,000여 업체에 이른다. 통계에서 빠진 업체까지 포함하면 5만개가 훌쩍 넘을 것이다. 상시근로자 규모가 50인 이하인 경우는 ‘소기업(小企業)’으로 분류하고 있으니 울산지역 대부분의 기업은 사실상 중소기업에도 끼지 못하는 소기업이 대부분이지 싶다. 통계정보를 통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연유는, 울산의 대부분 ‘소기업군(小企業群)’들은 경쟁이나 규제대상이 아니라 우선 도와주어야하는 ‘유약한 존재’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다.


2011년 기준으로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수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종사자의 비중은 전체 기업 종사자의 87%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87%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니,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이 절대다수의 국민이 외면 받고 있는지 참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 어처구니없기도 하다.
뻔 한 얘기지만 다시 한 번 해보자.


자동차산업은 산업연관효과가 가장 큰 사업이므로 고용효과가 커서 정말 중요하고도 고마운 산업이다. 자동차산업은 수많은 부품으로 조립되므로, 작은 부속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이들은 ‘하청업체’ 또는 ‘협력업체’ 라는 이름으로 대기업 대신 묵묵히 제품생산을 도맡게 된다. 대기업은 하청업체를 통해 임금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을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별도의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고 값싸게 부품조달을 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원천기술은 물론 자동차회사가 가지고 있지만, 부품을 설계하고 만들어내는 생산기술은 거의 다 중소기업에서 가지고 있다.

 

사실상 자동차회사는 속빈 강정인 셈이다. 자동차회사의 정규직원들은 단지 부품들을 단순 조립하는 일을 담당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임금을 향유하고 있지 않은가? 그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하청’이라는 굴레 속에서 낮은 임금과 강도 높은 노동으로 몸과 마음이 멍들어가고 있다. ‘○○자동차에서 임금투쟁하면서 파업하는 것을 보면, 속이 뒤집어지고 칵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라고 절규하던 중소기업 50대 후반 어느 ‘반장’의 절규가 새삼 떠오른다.


도대체 자동차는 누가 만든다는 말인가? 자동차회사 조립라인이 아니라,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땀과 정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는 ‘양극화’ 문제로 인해 걱정이 많다. ‘양극화’란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극단으로 나뉘는 것을 말한다. 하위계층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중산층은 계속해서 그 층이 옅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회의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밝힌 말이다. “실업자가 100만 명이 넘는데 정작 중소기업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외국에서 인력을 수입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싫어하여 중소기업 가기를 꺼려한다거나, 도대체 젊은 애들이 꿈이 없다는 식으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의 보수가 괜찮고 조그마한 자부심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왜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겠는가?


대기업그룹인 자동차회사의 오만함과 횡포로 울산의 노동시장은 크게 왜곡되어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납품단가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일손 구하기는 힘들고, 직원들의 열등감과 박탈감은 한계점에 달해있다. 이제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겠는가? 중소기업에게 눈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의 공(功)을 인정하고 조금만 더 베풀었으면 참 좋겠다. 이래저래 대기업 자동차회사는 애증(愛憎)의 대상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02/05 [14:26]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복주리 봄 명랑운동회 '성황' / 원주희 기자
물컹하고 뜨끈뜨끈한 / 정성수 시인
여여如如 / 구정혜 시인
두산 강타한 '오재원 대리처방'…이승엽 감독 "안타깝다, 면목없어" / 울산광역매일
김두겸 시장 울산대병원 도심 이전 언급 `파장` / 정종식 기자
본사 주최 2024 태화강 연날리기대회 성료 / 원주희 기자
유인촌 장관 "내년 독서진흥 예산 회복"…낭독·책 선물도 / 울산광역매일
국세청, 성인방송·온라인 기반 신종 탈세 조사 착수 / 울산광역매일
늙은 목수 / 심은섭 시인
온산 국가산단 입주기업 미래 경쟁력 `불투명` /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