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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운 칼럼>국제화역량
기사입력  2021/02/02 [18:17]   박서운 논설위원

 

▲ 박서운논설위원 울산과학대명예교수    © 울산광역매일


  BC 200년 즈음에 유럽에서 지중해를 건너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이르고, 이어서 이란고원, 중앙아시아초원, 파미르고원을 넘어 중국 중원지방까지 연결되었던 6,400km의 실크로드는 극동의 변방 신라까지 연결된 국제교역로였다. 경주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로마양식의 유리공예품이나 서역계 장식보검 등이 교역의 좋은 증거이다. 지금도 유럽은 지리적으로나 심정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지역인데, 이미 2000년 전에 무역로가 개설되어 있었다는 것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신라는 그런 점에서 매우 국제화가 진행된 개방 사회였다. 오히려 고려,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유교문화에 천착한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국제화라는 관점에서는 계속 후퇴되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국제화란 무엇인가? 한 나라가 경제ㆍ문화ㆍ정치적으로 다른 여러 나라와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의 국제화지수는 어떨까? 필자는 2002년 월드컵축구 기간 중에 영국에 있었다. 월드컵 준결승이 끝난 직후 많은 한국인들이 좁은 런던시내 도로를 점유한 채, 태극기를 흔들면서 ‘아! 대한민국’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했다. 런던 경찰관들이 이들을 인도하며 행진을 도와주고 거리의 영국시민들이 박수치며 호응해주는 것을 바로 앞에서 목도하며 울컥했던 기억과 함께 이런 모습이 국제화의 최일선 현장일 것이란 생각도 해 본다. 앞으로 이런 일이 과연 또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감격과 함께.


그날 저녁 런던 최중심부 트래펄가 광장에서 만난 네팔인은 한국에서 2년여 근무하고, 지금은 독일에서 일하고 있는데, 휴가차 놀러왔다고 인사를 건넨다. 우리보다 훨씬 못살고 교육도 형편없을 것으로 생각했었으나 실상 나보다 훨씬 글로벌한 현대판 ‘노마드’임에 새삼 놀랐다. 십 수 년 전에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이집트 시내산에 오른 일이 있다. 깜깜한 새벽에 낙타를 타고 올라가는 일정인데, 젊은 낙타몰이꾼이 핸드폰을 자유자재로 쓰며, 영어에 능통한 것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낀 적도 있다.

 

지금은 잊혀가고 있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은 그의 저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당시의 청년들에게 앞으로 해야 할 일 세 가지를 당부한다. 컴퓨터와 영어회화와 운전기술 습득이 그것이다. 그룹 총수가 권면한 것이니 젊은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흐뭇하였든 기억이 나기도 한다. 자녀들 영어공부에 그렇게나 많은 투자를 했지만 아직도 젊은이들의 회화실력은 괄목할 정도로 는 것 같지는 않다. 아프리카의 최빈국의 시골 농부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을 보며 부러움을 많이 느낀다. 글이 없어 아예 영어를 공용어로, 거의 모국어로 쓰다 보니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이명박 정부 초기에 영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자는 정책을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적이 있다. 그때 해봤더라면, 아니 지금이라도 한번 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자주 나곤 한다. 필자도 평생 동안 영어공부를 하며 살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었던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이다.

 

현재를 사는 젊은이들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하며 살아야 하나? 내 스스로 놀랍게도 ‘관용과 소통’이라는 해묵은 단어를 끄집어내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를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편협한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 있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당했던 부모가 자식에게 내 원수를 갚아달라는 유언을 남겨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지금의 집권정부가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이 이와 한가지라는 생각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념이나 사상도 이와 같으니, 과거의 아픔이 있다고 하더라도 잘 승화시켜서 후손들의 교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기성세대가 할 몫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국은 이와는 반대로 신쇄국시대로 접어들은 것 같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일본을 적으로 만들고 미국은 남북통일에 방해가 되는 존재이니 미군은 철수해야 한다는 억지논리로 젊은이들을 보복의 광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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