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청(集淸)하기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울산 태화강의 지류인 대곡천변의 반구대 바위절벽에 300여점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다. 이를 반구대 암각화라 하는데, 거기에 새겨진 그림은 바다와 육지동물, 사냥과 포경 장면 등 동물의 생태적 특징과 당시의 생활상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금 국보로 지정되어 있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준비 중이라 한다. 특히 고래사냥을 묘사한 그림으로도 유명한데, 울산의 역사가 멀리 신석기시대나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유적으로, 울산의 역사도 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를 휘감아 돌아가는 물길은 대곡천으로 그 천변에는 크고 작은 유적들이 산재되어, 예전 여기에 살던 사람들의 자취가 배어있고 이런저런 값진 유물들이 여기저기에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한 해가 저무는 지난 연말에 대곡박물관에서 "대곡천에서 집청하기, 대곡천을 걸으며 모우는 맑은 기운"이란 주제로 대곡천변에 있는 유적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행사가 있었다. 대곡천을 따라 걸으며 그 곳에 담긴 울산의 예스러운 모습을 보고 느끼는 행사였다. 필자도 그 행사에 참여하여 수 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사람들과 함께 있음을 느끼고, 같이 호흡함을 경험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 집청정은 언양 대곡리 반구대 건너편에 있는 경주최씨 가문의 정자이다. 1713년에 지었고, 현재의 건물은 1932년에 재건한 것이라 한다. 그 당시에 많은 선비와 관리들이 경치를 즐기며 시를 주고받고 했던 운치와 풍유가 깃들인 그런 장소이다.


지금도 대곡천의 청신한 물줄기와 반구대의 빼어난 암각미가 서로 뽐내는 멋들어진 장소이다. 반구대 암각화의 역사적 가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내 흥미를 잡아 끈 것은 집청(集淸)이라는 단어였다. 청(淸)은 맑고 깨끗함을 뜻하고 그 외에 탐욕과 사념이 없는 선명하고 분명한 상태를 이르며, 집청(集淸)은 그러한 기운을 모은다는 뜻이다. 얼마나 멋들어지고 담긴 뜻이 오묘한 지, 올 한해우리사회의 키워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새해 내 삶의 목표로 마음에 새겨 넣는 좋은 탐방이었다. 


요즈음 우리사회는 이런저런 정치, 경제적 이슈로 옳고 그름의 판단조차 힘든 상태로 혼탁해져 있음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이념과 사상의 충돌, 있는 자와 없는 자의 대치, 보수와 진보의 편 가르기 등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점차 양분화 되어 가면서 우리사회의 다양성이 없어지고 있다. 다양성은 정치나 경제와 사회현상에 관한 생각의 차이를 말하는데,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우리사회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흑백의 두 가지 색으로는 결코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러므로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경우의 수를 늘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또 한편 다양성은 상대방의 포용을 의미한다. 나와는 다른 상대방을 끌어안으며 내가 가진 생각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인터넷 기사에 덧붙여진 댓글을 보면 얼마나 직설적이고 선동적인지 찝찝하고 불쾌한 상태를 넘어 무서워지기까지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내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적으로 삼아 욕지거리를 마음대로 내뱉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불과 십수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로, 우리사회가 점점 환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요즘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부잣집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우리 삶이 좀 더 여유로워지고 약자에게 베푸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되질 못하고 너나없이 모두 경쟁으로 내몰리는 벼랑 끝 사회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소득증가가 행복한 삶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불안을 초래하는 이상한 사회가 되다보니 상당한 수준의 고소득자도 늘 불안하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한껏 움츠러드는 모습이 우리사회 단상이 되고 있다. 이제는 정말로 청(淸)을 모으는 집청(集淸)이 필요한 때다. 맑고 깨끗함 그리고 탐욕과 사념이 없는 선명하고 분명한 상태를 청이라 하였으니, 위로는 대통령으로부터 이름 없는 촌부에 이르기까지 거짓과 탐심으로 가득 찬 내 마음을 비우고 새로움을 채워 넣자. 재산이 있거나 없거나 모두 행복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 한해가 대한민국의 재도약이 일어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사입력: 2019/01/09 [16:24]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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