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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송 행진곡과 절규
기사입력  2020/10/04 [13:48]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요즘은 그냥 우울하다. 마음이 답답하고 무력감이 온 몸을 덮쳐 축 늘어지기고 한다. 그러다가 어디서 오는지 모를 분노가 예리한 송곳이 되어 가슴을 찔러 아픈 증상이 자주 찾아온다. 의사들에게 이런 증상을 호소하면 대개 `스트레스성 과민신경증` 정도로 진단하고 이런저런 것들을 다 잊고 푹 쉬라고 진단을 내리기 십상일 것이다.

 

약도 없고 뚜렷한 치료방법도 없는 이런 증상을 아마 `화병`이라 부르지 않나 쉽다. 우울한 차에 쇼팽의 장송행진곡을 들어본다. 참으로 음울하고 슬픈 분위기속에 가라앉은 듯 들리는 건반음은 장례식을 알리는 서곡인가. 어둡게 깔려오는 무겁고 암울한 가운데 스타카토의 강한 음들은 가슴을 후벼 파며 앞으로 나타날 재앙을 알리는 신호탄인 듯도 하다.

 

잃어버린 조국 폴란드의 상황을 애도하기 위해 이 곡을 만들었다는 쇼팽의 생각은 시대를 건너뛰어 내게 이렇게 전달된다. 정녕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이렇게 끝장나 버리고 마는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가치들이 마치 장송행렬처럼 무거운 발걸음으로 뒤따르다 그들마저 망자와 함께 암흑 속에 파묻히는 것은 아닌가.


광복이후 뿌리가 내린 민주주의는 더디기는 해도 잘 자라주어 이제는 거목으로 성장하였다. 독재시기의 볕 바튼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우리 존재의 근원이다. 그런데 `민주`라는 것이 무어 그리 별난 것이고 어려운 것이겠나. 그저 정치나 경제 또는 대통령의 통치에 관해 이런저런 칭찬이나 비판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겠나.

 

그런데 요즘은 정치얘기를 다른 사람과 함부로 할 수 없다. 특히 집권당이나 대통령에 관해 작은 비난의 소리라도 내면 봉변을 당할 수가 있다. 소위 문대통령 지지자들은 `대깨문`을 자처하며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을 모두 죄인시하고 인민재판식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니, 어찌 민주주의의 실종 내지 사망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결과 나라는 완전히 두 쪽으로 갈라져 끊임없이 치고받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혼란의 진흙탕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이런 난국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 한마디 없으니 장송행진곡이 지금 이 시기에 딱 맞는 음악일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 화가 `뭉크`의 `절규`가 점점 나의 자화상이 되어가고 있다. 뭉크는 말한다. "두 친구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처럼 붉어졌고 나는 한 줄기 우울을 느꼈다. 친

 

구들은 저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나만이 공포에 떨며 홀로 서 있었다. 마치 강력하고 무한한 절규가 대자연을 가로질러가는 것 같았다" 현 정권의 불공정과 불법이 차고 넘치는 현금의 정치현실에서 아무리 소리 지르고 절규해 봐도, 도무지 듣는 사람이 없으니, 핏빛 공포가 엄습해 온다. 대통령은 `청년의 날` 기념사에서 공정이란 단어를 무려 37회나 사용했다.

 

마치 이전의 모든 정권은 불공정하고 이번 정권만 공정하고 깨끗하다고 강조하는 것처럼 들린다. 뒤를 이어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 자녀문제가 공정하다고 강변하는 정치인들과 민주를 위해 몸 바쳤다고 목청 돋웠던 집단이 공정과 정의를 거론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번 정권은 어떻게 기록될까. 현 정권은 집권5년이 `찬란한 시대`였다고 자화자찬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반대로 기억될 수도 있다. 희망과 화평을 기대하는 인간 본연의 가치가 송두리째 날라 가버린 시대, 입법과 사법권이 사유화되고 전횡된 시기로 기록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으로 10년, 20년 후 이 나라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두렵고 떨린다. 그래서 절규해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나훈아 씨의 노랫말처럼 테스 형한테 물어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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