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아이스쇼를 성황리에 마쳤다.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하우젠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1'은 15일 오후 5시30분 열린 3회차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김연아를 보기위한 피겨 팬들이 연일 자리를 꽉꽉 채웠다. 세 차례의 공연 모두 약 1만200석의 입장권이 매진됐다.
 
이번 아이스쇼는 강원도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김연아가 지난 4월 러시아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사용했던 '오마주 투 코리아'를 국내 팬들앞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했다.
 
'오마주 투 코리아'는 아리랑을 비롯, 한국의 전통음악을 편곡해 만든 곡이다. 김연아가 한국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전통음악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김연아는 "광복절에 '오마주 투 코리아'를 국내 팬들에게 처음 선보이게 돼 더욱 뜻깊다"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 날 공연에서 김연아는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모습을 보이며 공연을 펼쳤다.
 
지난 5월 아이스쇼 때 처음 공개한 갈라 프로그램 '피버(Fever)'를 연기하며 섹시미와 성숙미를 한껏 과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김연아가 아이스쇼에 맞게 4분10초짜리를 3분30초로 줄여 연기한 '오마주 투 코리아'는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원래 구성보다 콤비네이션 점프와 스핀 등이 크게 줄었지만 김연아는 트리플 토루프와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 등 세 차례 점프에 우아한 스파이럴, 스텝 시퀀스를 섞어 프로그램을 재구성,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첫 날 큰 실수없이 '오마주 투 코리아' 연기를 마쳤던 김연아는 마지막 날에는 트리플 토루프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트리플 살코도 착지가 불안했다. 그러나 더블 악셀은 깔끔하게 뛰어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연아의 풍부한 감정 표현에 관중들은 숨을 죽이기도 하고, 커다란 함성을 보내기도 하면서 함께 호흡했다. 김연아가 아리랑 선율에 맞춰 스파이럴을 선보일 때는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랐다. 관중들은 김연아의 연기가 끝난 뒤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아이스쇼에서 '피겨의 전설'들도 전성기가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 화려한 공연을 펼쳐 공연을 빛냈다.
 
'피겨의 전설' 이리나 슬루츠카야(32·러시아)가 '테라 프로메사(Terra Promessa)'와 '잇츠 레이닝 멘(It's Raining Men)'을 선보여 분위기를 달궜다.
 
커트 브라우닝(45·캐나다)은 '스텝인 아웃 오브 마이 마인드(Steppin'Out of My Mind)'와 함께 박진영의 히트곡 '허니'에 맞춰 발랄한 공연을 펼쳐 관중들의 커다란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번에 한국에서 처음 공연을 펼치게 된 브라우닝은 한국 팬들에게 선물을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한국 곡을 골라 공연했다. 안무까지 빙판 위로 옮겼다. 관중들은 익숙한 선율과 동작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3일간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김연아는 한국에서 행사 참석과 CF 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8월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한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아직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김연아는 2011년 러시아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직후인 지난 5월 초 2011~2012시즌 ISU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을 선언, 그랑프리 시리즈 초청 명단에서 빠진 상태다.
 
김연아는 2010~2011시즌에도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서지 않고 세계선수권대회에만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