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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급증에 따른 대응책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4/03/13 [16:39]

▲ 이창형 논설위원 전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이웃나라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최근 10년 사이 약 3배가 늘었고, 2013년부터 11년 연속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일본 내 31만9천개 사업장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곳 중 3곳은 전체 직원 수가 30명을 넘지 않는 중소기업이라고 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근로자가 55만2천399명으로 가장 많고, 서비스업 32만755명, 도소매업 26만3천555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중 의료업에 이어 두 번째로 인력난이 심각한 건설업의 외국인 근로자 증가율은 무려 24%에 달한다.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수 급증 현상은 것은 저(低)출산과 고령화 등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기준 1.26명으로 OECD 국가의 평균 1.58명보다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노동생산 가능인구는 지난 1995년에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의 ‘리크루트 워크스’ 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일본은 오는 2040년까지 1천100만명 이상의 노동자 부족에 직면할 것이며, 2022년부터 2040년까지 노동자 공급이 약 12% 줄어들면서 노동인력의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근로자 수의 급증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23년 8월 기준, 취업자격을 갖춘 국내 외국인 근로자 수는 52만8명으로 집계되어, 1990년대 중반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총 체류외국인 수가 252만4천656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취업자격을 갖추지 않고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있는 근로자와 농어촌지역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를 포함하면 실제 외국인 근로자 수는 100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5천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할 계획이며, 영주권 취득요건인 5년 거주와 배우자 및 자녀 입국이 가능한 F-2-R 비자를 제도화하여, 단순 고용이 아닌 외국인 노동자의 정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한 것은 1991년부터 실시한 '해외투자기업연수생 제도'와 1993년에 실시한 '산업 연수생 제도'가 계기가 되었다. 당시 3저 호황으로 노동수요가 크게 증가하였으며, 노동자 대투쟁 등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최저임금제가 도입되면서 임금 또한 크게 상승하였다. 또한 내수시장이 매년 급속히 성장함에 따라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노동조건이 열악하고 임금수준도 낮은 이른바 ‘3D’업종의 중소기업들은 국내 근로자들의 취업 기피로 심각한 인력부족 현상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따라 자연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늘어나게 되었고, 2004년에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합법적 지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어촌 지역의 계절적인 노동수요를 해소하기 위하여 도입하였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 수도 2015년 19명에서 2023년에는 3만9천657명으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심각한 고령화로 농촌에서 인력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이제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농가에서 요청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가 배정한 2024년 상반기 외국인 계절 근로자 수는 4만9천286명으로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외국인 근로자 수가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야만 하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숙련된 노동자를 안정적으로 고용하는 일이다. 현재 중소기업들이 고용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비숙련공이다. 일이 손에 익을 만하면 체류기간 만료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다시 허가를 받아야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의 숙련도를 해소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용허가 조건에 업무 숙련도와 한국어 능력을 보다 많이 반영할 필요가 있으며, 고용주가 5년 이상 계속 채용을 원할 경우에는 체류자격 변경이나 이민 자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순노동이 가능한 비전문 취업(E-9)비자 발급은 쉬운 편이지만, 반대로 이민 조건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근로자가 영주허가를 받으려면 국내에서 연속으로 5년 이상 거주해야 하며, 자산규모와 경제능력, 언어능력과 소양평가까지 받아야 한다. 그런데다 비전문 취업(E-9)은 최대 허가기간이 5년 미만(4년10개월)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5년 이상 거주요건을 채울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취업사증(체류자격) 최초 취득 및 변경 신청은 어렵지만, 한 번 취득을 하고 문제없이 생활하면 무한히 체류기간 갱신을 허가해 준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제도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고용주의 체불 방지와 근로자의 이탈 차단 등에 대한 철저한 대응책 마련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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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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