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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성장 추세와 한국의 수출전략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3/08/17 [17:49]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의 동력 역할을 해왔던 중국경제가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성장이 둔화되고,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다,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고조되고 있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한때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었던 고도성장세가 멈추고, 그동안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수출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경제의 위기는 미중 무역 분쟁 이후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입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더욱이 중국경제 성장의 종자돈 역할을 해왔던 외국인직접투자가 올해 1/4분기에는 200억 달러에 그쳐 지난해 1/4분기(1천억 달러)의 5분의 1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미중 패권전쟁이 시작된 이후 서구권 기업들이 지정학적 불안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로 중국인들마저 국내소비를 줄이고 있어 물가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돈줄을 죄고 있는데 중국은 오히려 물가가 떨어지고 있어 비상이 걸린 것이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하락하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디플레이션 현상을 뒷받침하듯 지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3으로 나타나 기준점 50 밑으로 떨어졌고, 고용사정은 악화되어 청년실업률이 21.3%까지 올라갔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중국 의존도가 심한 우리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수출국인 중국경제가 비틀거림에 따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성장세를 이끌어온 양대 축인 반도체 수출과 중국과의 무역이 금년 들어 휘청거리고 있다. 글로벌 수요 부진, 미중 무역 분쟁 여파, 반도체가격 하락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한때 전체 수출의 20% 수준에 이르렀던 반도체 수출은 품목별 수출비중이 13%까지 줄어들었다.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 한국산 중간재를 대거 수입함으로써 국가별 수출비중이 2020년 한때 25.9%까지 치솟았던 대중국 수출 비중은 금년 들어 2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대미국 수출 비중은 2020년 14.5%에서 금년 1/4분기에는 17.8%까지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2019년 이후 우리나라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며, 무역수지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는 478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그동안 높은 수출의존도를 보이며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헤치고 넘어야 할 산은 반도체(Chip), 중국(China), 탄소중립(Carbon), 미중갈등(Conflict) 등 4C로 요약할 수 있다. 반도체는 향후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여 인프라 및 R&D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 중국의 수입수요는 자국의 공급능력 확대 및 기술력 향상으로 점차 줄어들어가는 추세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아 그동안 한국 수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지나친 중국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헬스 등 신(新)성장 품목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 수출의 부가가치율을 높여 나가야 한다. 미중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국내 공급 망(網)을 확충하는 동시에 동남아, 동유럽, 중남미 등 포스트 중국을 노리는 나라들과 생산협력을 전제로 한 수출시장 확대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전략은 그동안 기존의 산업질서, 즉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산업, 친환경적이 아닌 탄소집약적 산업, 그리고 지나친 중국 의존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는 첫째,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를 확대해나가야 한다. 둘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은 탄소화를 위한 기술적 해법을 강구하면서 아울러 연관 산업 생태계가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셋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유망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기존의 산업질서를 개편하고 산업생태계를 대전환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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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등불이 되어 빛나리, 문인들의 마을, 문학의 숲 등 (수필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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